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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인간
저자/역자
김상욱
출판사명
동아시아
출판년도
2018-11-07
독서시작일
2021년 11월 18일
독서종료일
2021년 11월 18일
서평작성자
최*진

서평내용

 김상욱 교수님께서 나오셨던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을 재밌게 봤었다. “너를 만나기 위해서 공룡이 다 멸종을 했어.“ 이과식 고백법의 표본이였던 그 장면에서는 정말 감탄을 그치지 못했다. 참 재밌는 분이구나 싶었는데 학교에서 교수님의 북콘서트가 열린다기에 관심이 생겨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어린 시절 가장 두려웠던 상상 가운데 하나는 죽음이었다. 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면 몸이 허공에 붕 뜨며 세상이 하얗게 변하는 느낌이 들었다.’ 1장의 원자 파트에서 나오는 표현이다. 이 표현이 요즘 내가 느끼는 감정과 너무 똑같아서 놀라웠다. 가끔씩 자기 전 침대에 누워있을 때면 나의 죽음 혹은 내가 죽고 난뒤의 세상에 대해 떠올리고는 한다. 그럴때면 몸에 핏기가 가시면서 두려움만이 가득 남는다. 그 감정이 몸서리나게 싫어서 하던 생각을 멈추기 위해 노력하고는 했었다.  교수님은 우리들은 모두 원자로 이루어져있으며 죽음이란 원자들이 단지 흩어지는 일일 뿐이라고 한다. 우리는 원자로서 영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읽으면서 정말 과학자적인 마인드라고 생각했고 조금 웃기기도 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위로가 되었다. 이 말 한마디로 죽음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지는 않지만 인간의 삶과 죽음은 결국 순환이고 우리는 우주의 구성요소로서 계속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 언젠가 조금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옅어질지도 모른다.


 우리는 많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과학을 알면 이들을 전부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과거 일식에 대해 알지 못했을 때는 하늘이 노했다고 생각해 제사를 지내고 기도를 드리고는 했다. 하지만 이는 단지 태양이 달에 의해 가리는 하나의 과학현상이였을 뿐이였다. 물리학을 알면 알수록 우주는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주는 그저 일정한 법칙에 따라 흘러갈 뿐이다. 그렇지만 이처럼 차가운 물리학의 떨림을 따뜻한 울림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많은 사람들이 완벽을 추구한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고치고 싶어하며 때론 과한 생각에 사로잡혀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세상의 물질은 알 수 없는 비대칭에서 생겨났다. 적절한 크기의 삐딱함이 세상을 만든 것이다. 세상도 그다지 완벽하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그런 세상 속에서 사는 인간들도 약간의 삐딱함 정도는 가져도 되지 않을까? 우리는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인간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상상을 믿는 능력이 있다라는 말을 하셨다.  확실히 우리 사회는 약속이라는 암묵적인 룰을 지키며 살고 있다. 통장 속에 찍힌 은행 잔고를 믿지 않는다면 이 사회 전체가 붕괴할 수 있다. 도덕, 선과 같은 것을 서로 암묵적으로 믿고 있기에 우리는 공동체로서 살아갈 수 있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상대가 나를 헤치지 않을 것이라고 그저 믿고 우리는 인간관계를 이어나간다. 이러한 점이 재밌게 느껴졌다.

 인간은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답을 원한다. 이 광활한 우주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가지는 의미를 얻고 싶어한다. 그렇지만 정작 우주 그자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말 그대도 그냥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또한 그냥, 어쩌다보니 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 삶이 건조하고, 재미없지 않은가.  사람들은 누구보다 의미있는 삶을 살기위해 의미없는 것을 믿으며 살아간다. 의미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이것이 인간만이 가진 매력인듯 하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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