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 있는 화랑에 돌아다니고 있을 때 였습니다. 한 건물에서 1층은 카운터 2층은 미술 전시 및 벼룩시장 3층은 중고서점이었습니다. 둘러보다가 내 눈에 들어온 건 샛노란 책 한 권이었습니다. 제목은 ‘버티는 삶에 관하여’. 올해는 너무 힘이 들고 여러모로 생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 와닿는 문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책에서는 자신이 힘들었던 삶들을 버텨오면서 점차 단단해지는 자신의 삶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책을 지은 허지웅 작가는 진보적인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진보적이란 말이 요즘은 정치와 연관되어 안 좋게 바라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사실 진보적이라는 뜻은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작가뿐만 아니라 기자, 영화 평론가, 영화 심사위원, 칼럼니스트, 방송인 등 여러 가지 일들을 하면서 자신에 대한 회의감도 느끼고 심화된 사회에서의 이해관계를 지적합니다. 특히 방송 일을 하면서도 자신의 견해를 숨기지 않고 밝히며 방송인들이 말하기 꺼려 하는 부분들도 강하게 비판하는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때문에 일부 대중들에게는 안 좋은 모습들이 비쳐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그가 꾸준히 자신의 의견을 어필하는 이유는 자신의 20대를 지키고 또 앞으로의 청년들이 살아감에 있어서 현실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하고 버틸 수 있는 힘을 기르자는 데 있습니다. 남들에게 이끌려 다니는 삶보다는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는 책 같았습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에세이라는 점입니다. 언제든 가볍게 펼처서 보기 좋았고 자신의 청춘을 핵심적인 사건들로만 요약하여 요즘 20대들 가장 걱정하고 겪어야만 하는 시기들을 자신의 철학과 함께 담고 있습니다. 이 사람의 철학을 본받기보다는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세상을 헤쳐나가야 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동반자 정도로 생각하며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타인이 나보다 순수하고 절박함이 덜하다는 생각, 센 쪽에 붙어야 잘 될 거다는 착각, 되돌아봤을 때 나 자신이 창피한 행동 들을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비록 힘들 길이더라도 이 악물고 버티며 뒤돌아봤을 때 치열했지만 괜찮은 20대였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