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존재하는 것들이 600년 후 미래에도 존재할 수 있을까? 인간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멋진 신세계>는 1932년에 출간된 책으로 이 당시로부터 약 600년 뒤의 2540년의 세계를 상상하여 쓴 것이다. 2540년의 세계는 과학과 기술이 세상을 지배한다. 우리가 만든 것에 우리가 지배당하는 것이다.
인간성이 상실된 세계, 인간이 하나의 노동 기계로 여겨지는 인간 존엄성과 가치가 사라진 멋진 신세계. 그곳에서는 과학기술이 인간의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까지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된다. 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기술에 지배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고 결국 미래에는 인간이 만들어 내고 발전시킨 과학기술에 다시 인간이 지배당하게 될 지도 모른다.
우리는 로봇이 발전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기술의 대단함에 놀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많이 발전하다가 정말 영화처럼 로봇이 생각을 하게 되어 인간에 저항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런 상황에 대한 대비가 없이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다 보면 우리가 현재 유지하고 있는 사회의 체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과학이 인간의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된 멋진 신세계. 헉슬리가 이 책을 지을 당시인 1930년대에는 계속해서 발전하는 문명과 과학이 경이로우면서 두려웠을 것이다. 지금 2020년 현재의 우리도 당장 십년 후에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또한 그 세상이 지금보다 더 살기 좋아졌을지 악화되었을지도 모른다. 헉슬리는 이렇게 미래 세계에 대한 걱정과 후손들이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궁금했고, 문명의 발달이 인간에게 가져오게 될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듯하다.
책의 앞부분을 보면 아이들이 인공수정을 통해 어머니의 자궁이 아니라 병 속에서 태어난다.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에게 세상이필요로 하는 노동 기계로 만들기 위해 기계를 프로그래밍 하듯 입력시킨다.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이 사람을 찍어내는 것이다. 이 세계에서는 아이들을 원하는 틀에 맞게 만들어나간다. 높은 계급의 아이들은 과학지식을 가르치지만 낮은 계급의 아이들은 공부를 증오하게 하기 위해 책을 보면 전기 충격을 주는 것이다. 또한 1세대 아이들은 전원에 나가 운송 기관을 이용하게 하기 위해서 꽃을 좋아하도록 만들었지만 이는 공장에서 일할 사람이 없음을 뜻하기에 현재 아이들은 전기 충격을 통해 꽃을 싫어하게 해서 공장에 일하도록 만든다.
지적 능력에 따라 계급으로 나누어진 사회에서 낮은 계급은 높은 계급에게 지배당하며 살아간다.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질병도 걸리지 않고 그로 인해 수명도 늘어나고 감정이 통제되어 행복하게만 살아가는 말 그대로 ‘멋진 신세계’이다.
존이라는 야만인이 멋진 신세계에 들어오게 된다. 이 야만인이란 지금 우리가 사는 방식과 같이 자연출산이 이루어지는 과거의 문명을 유지하고 있는 통제 밖의 사람들이며 신세계의 사람들과 이질적인 사람이다. 과거의 사람이 그런 미래의 세계에서 산다면 존이 그렇듯 결국 미쳐버려 자살로 생을 마치게 될지도 모른다. 과거에 우리가 있었기에 멋진 신세계의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을 망각하고 존을 야만인 취급한다.
우리의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로봇도 점차 인간화되어가고 있다. 어쩌면 인간은 이 삭막한 사회에서 로봇화 되어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멋진 신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로봇과 다른 게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