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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니라도 괜찮아
저자/역자
출판사명
출판년도
독서시작일
2020년 12월 18일
독서종료일
2020년 12월 18일
서평작성자
김*영

서평내용

 이 책을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며 다섯 번째 읽고 있다는 친구의 말에, 사실 소설 책을 오랜만에 펴 보는 터였다. 무표정의 남자아이 얼굴로 꽉 찬 표지. 아무런 글자도 없었고, 자극적인 그림도 없었다. 그저 그 남자아이의 눈빛만이 나를 강렬하게 끌어당겼다.

 그 눈빛의 주인공 윤재는 무표정일 수 밖에 없었다. 선천적으로 아몬드가 작은 윤재는 감정을 느낄 수 없었고, 그런 손자를 할머니는 종종 괴물이라 부르기도 했다. 눈물도 웃음도 없는 윤재는 사회 속에서 인간이 아닌 괴물로 받아들여졌다. 유일하게 그를 보듬어주고 인간으로서 살 수 있도록 돕던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사고가 나고, 윤재는 홀로남게 된다. 그러다 윤재와 다르게 매번 화라는 감정에 휩싸여 있는 친구 곤이를 만나게된다. 곤이는 언제나 자기 중심적이었고, 그런 태도라면 뭐든지 자신 앞에서 나약한 존재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윤재는 본인의 앞에서 두려움을 내비치지 않았고 표정의 변화조차 없었다. 윤재가 잔잔한 물결이라면, 곤이는 힘찬 파도만 같았다. 하지만 그 물결과 파도는 결국 바다 속에 함께일 수 밖에 없는 것처럼, 그 둘도 사회에 동화될 수 밖에 없는 인간이 된다.

 작가는 본인의 네 살 짜리 아이를 보며, 이 아이가 예상과 다른 모습으로 커도 과연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그 예상과 다른 모습의 아이가 윤재와 곤이다. 약육강식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이 사회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이기적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살아가려다 보니, 윤재와 곤이와 같이 마음 속 어딘가가 결핍된 사람도 만연하다. 하지만 그 둘 역시 무한한 사랑과 지지 속에서 괴물인간이 되었다. 윤재는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받았다. 심 박사 또한 마찬가지다. 윤재가 어떤 아이이던간에 그들은 윤재를 사랑하고, 보듬었다. 그리고 비록 아몬드가 없는 윤재지만, 곤이를 사랑했다. 윤재는 느끼지 못하지만, 독자는 볼 수 있었다. 어린 곤이의 짧은 인생에서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던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면 이제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는 과연 언제나 상대에게 인간이기만 했는지, 또는 누군가가 인간이기만 바란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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