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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이 주는 능력
도서명
저자/역자
헉슬리,A.
출판사명
瑞文堂 1981
출판년도
1981
독서시작일
2020년 12월 18일
독서종료일
2020년 12월 18일
서평작성자
이*현

서평내용

멋진 신세계를 한 마디로 나타내라고 한다면, 나는 안정이 최우선인 세상이라고 표현하겠다. 그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체계의 안정을 통해 모든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실상을 안다면 어느 누구도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멋진 신세계는 종종 조지 오웰의 ‘1984’와 함께 언급된다. 두 작품 모두 전체주의가 지배하는 디스토피아 세계를 다루고 있으며, 작품 속의 사회 시스템이 특정한 목표를 위해 조직되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멋진 신세계속 문명 세상의 최우선 목표는 안정과 행복이다. 통치를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완벽한 행복을 제공하는 것이 지배계급들의 목표다. 반면 ‘1984’ 속 오세아니아에서 국민들에게 주어진 최대 목표는 바로 당의 발전과 전쟁에서의 승리이며, 그것을 통한 당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배체제의 안정이다. 결국 두 작품은 안정을 통한 세계가 어떻게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우리가 흔히 편안한 것, 긍정적인 것으로만 여겼던 안정과 편안함이 우리를 옭아맬 수도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멋진 신세계를 읽으면서 현실 세계에도 소마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소마야말로 체계 안정화와 시민 통제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층계급은 소마를 섭취하여 현재 상태에 만족하고 상층 계급에게 불만을 품거나 반란을 일으킬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되며 상층 계급의 사람들 또한 소마를 통해 현재 사회 체제에 의문점을 가지는 대신 행복만을 느끼게 된다. 한 마디로 소마는 안정감과 행복감을 주는 대신 사회 변화를 저해하는 수단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소마와 같은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것의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단순 오락 콘텐츠이다. 사람들은 마음이 무겁고 불편해지는 사회적 이슈를 담은 콘텐츠들은 피하며 웃고 떠들 수 있는 단순한 내용의 콘텐츠를 찾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는 콘텐츠만을 찾고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는 무시한다면 사회의 발전이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때로는 안정감 대신 불편함을 느끼고 특정 행동을 취해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인터넷과 텔레비전에 자주 등장하는 콘텐츠들 중 하나는 바로 동물의 털을 뽑아 만든 제품의 소비를 줄이자는 것이다. 예전부터 모피는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그 모피를 위해 희생된 동물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잔인하게 희생되는 동물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고 모피 구매를 줄이자는 의견들이 많아졌고, 그로 인해 인조모피 등 모피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도 이와 마찬가지다. 특정 사건의 피해자들이 인터넷에 글을 게시해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러한 것들도 모두 그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그 사건이 화제가 될 수 있도록 힘을 합한 시민들의 노력으로 인한 것이다. 만약 많은 사람들이 화가 나거나 마음이 불편해지는 글들을 피해 예능 프로, 웹툰 등의 안정적인 콘텐츠만 접하려고 했다면 강서구 pc방 사건도, ‘윤창호 법을 제정하게 된 음주운전 사건도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고, 그동안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어 왔던 심신 미약 판결’, ‘음주운전 형량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락과 즐거움만을 추구하고 안정감을 갖기 보다는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일들에서 불편함을 발견하여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생각이 멈추면 행동이 멈추고, 행동이 멈추면 사회는 퇴보한다. 우리 사회는 우리가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더 깨어있는 의식을 가질 때 우리는 더 민주적이고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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