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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는 동물을 사랑한다 말할 수 있는가
저자/역자
Goetschel, Antoine F.,
출판사명
알마 2016
출판년도
2016
독서시작일
2020년 12월 18일
독서종료일
2020년 12월 18일
서평작성자
김*진

서평내용

하루에 수백 마리의 유기 동물들이 길을 잃은 채 떨고 있는 와중에도 펫샵의 동물들은 쇼케이스에 인형처럼 전시되어 자신을 예뻐해 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에 대한 인식은 이전에 비하면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직은 턱없이 부족하다. 어린 시절 대형 마트를 가도, 길을 걷다가도 펫샵, 애완동물이라는 문구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애완, 동물이나 물품 따위를 귀여워하거나 즐긴다는 사전적 의미가 있는 단어이다. 살아있고 감정을 느끼는 생명체를 물건과 동일시하며 오락의 대상으로 소비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아이러니함을 느끼게 한다. 최근 들어서야 애완 대신 반려라는 단어로 대체하여 사용하는 경향이 늘었지만, 여전히 동물에 대한 보호는 부족하다. 유기 동물이 꾸준히 생기는 것도 이러한 인식 부족이 원인이다. 장난감 놀이를 하다 지겨워지면 버리는 것처럼 데려온 동물이 크면서 귀여워 보이지 않으면 더이상 사랑과 애정은 고사하고 책임까지 저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반려동물의 경우 그나마 그 대우가 양호한 편이다. 우리는 자연과 동물에게 자리를 빌려 살아가는 인간임에도 우리가 주인인 것 마냥 행동한다. 책에는 이러한 인간의 횡포가 끝없이 나열되어 있다. 좁은 공간에 갇혀 사는 동물원의 동물들, 멋과 보온을 위해 무력하게 벗겨지는 가죽과 뽑히는 털, 순수 혈통을 위한 근친 교배, 당연한 일이라는 것처럼 한 치의 죄책감도 없이 이루어지는 도축. 이 모든 것이 인간에 의해, 인간을 위해 행해지는 가혹한 폭력 행위이다. 어떻게 이렇게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가 있는지 두통이 따라올 정도인데 이 모든 것이 인간이 한 일이라고 책은 똑똑히 보여준다. 인간임을 부끄럽게 만드는 책의 모든 내용 중에서도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동물실험에 관한 이야기였다. 한 해 유럽에서만 1,200만 마리, 독일 약 285만 마리가 실험 명목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동물 보호에 앞장서는 스위스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동물실험은 안전성 인증과 생체실험을 위해 필수라고 주장하지만, 동물실험 없이도 이를 인증할 수 있는 것들까지도 동물실험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고 두드러지게 피력하지 않는다. 그저 인간이 동물을 어떻게 인식하고 소비하는지에 대한 현실만을 제시한다. 책을 읽으면서 인간에게 느낀 적 없는 경멸감을 느끼기도 하였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였다. 이 책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즉, 인간이라면 꼭 읽고 소화해내야 할 책이다. 몇 번이고 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끝까지 소화해야 할 것이다. 그게 인간이 저지른 죄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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