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종교자이다. 현대로 들어서 무종교자와 무신론자의 의미가 혼용되어가기 시작하지만, 뭐.. 어딘가에 어떠한 형태로 신이라는 것이 존재 할 것이라고 믿으니 일단 무종교자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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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유는 모르겠지만 종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다만, 영혼의 안식처로써의 종교가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도구로써의 종교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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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여러 종교들 중에서 단연 가장 신도가 많은 종교는 ‘기독교’이다. 그렇기에 인간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종교 또한 ‘기독교’이다. 앞서서 세상을 바라보는 도구로써 종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는데, 문학도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 원래는 박상륭의 <죽음의 한 연구>를 읽어보기 위해 관심을 가졌었다. 하지만 괴테의 <파우스트>, 단테의 <신곡> 그리고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등 수많은 고전이라고 불리는 소설들에 성경 속의 클리셰나 기독교적 사상이 들어있기에 그 관심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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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무종교자인 내가 그렇게 깊게 볼 필요가 없는 수준의 교리와 충분한 성경 속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찾다가 알게 된 것이 가톨릭출판사의 청소년 교리서 을 구매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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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성경은 사전처럼 생겨서 읽기 싫기 망정인데, 은 한 페이지마다 해당 페이지를 그림으로 보여주고 필요한 구절마다 해석을 옆에 각주로 달아준다. 그리고 신약과 구약이 무엇인지, 오경과 역사서 그리고 복음서 등 이런 것이 무엇인지도 설명해주기에 나와 같이 호기심으로 성경을 읽어보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단점은 청소년 교리서라 그런지 조금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요약하고 생략해 버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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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알다시피 기독교의 가장 큰 교리는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음으로 인류는 원죄를 타고나게 되는데, 스스론 이러한 운명을 극복할 수가 없기에 하느님의 도움과 죄의 용서를 받아 천국으로 가자’는 것이다. 이것을 위한 과정과 야훼와 예수의 말이 든 것이 성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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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교리 그 자체에는 그렇게 집중해서 보지는 못했다. 솔직히 처음부터 야훼, 하느님, 예수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고 성경이 구약과 신약으로 나누어지는 것조차 몰랐던 놈이 이게 눈에 들어왔다면 더 이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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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성경 그 자체와 이야기에 더 주목을 한 것 같다. 우선, 나만 몰랐던 것이 아니길 바라지만 여러 가지 성경 속 각 책들은 한두 명의 저자가 아니다. 하느님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모세, 여호수아, 마태오, 요한 등 많은 등장인물 그들 자체가 저자이다. 그렇기에 성경을 ‘마블 유니버스’와 비슷하게 ‘야훼 유니버스’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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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탈출기(출애굽기), 욥기, 요나서, 마태오 복음서, 사도행전, 요한 묵시록 등은 꽤나 흥미롭고 재밌게 봤다. 하지만 레위기, 잠언, 전도서, 바울로 서간 전체는 기독교 전체의 교리, 법칙, 선교의 목적 및 분쟁해결을 위한 서신이기에 거의 반쯤 자면서 봤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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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만족한다. 가장 흔히 보이는 창세기, 탈출기(출애굽기)와 같이 유명한 것들에 나오는 이야기와 인물들은 모두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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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성경 자체를 읽으면서 평소 일부 종교인들의 이해되지 않는 행위들이 더 이해되지 않게 되었다. 이사야서 1장 11절, 아모스서 5장 22절, 마태오 복음서 6장 19절 등 성경의 많은 곳에서 죄를 지은 자의 제물, 겉으로만 신앙심이 있는 자들의 기도와 예배, 본인을 위한 재산 비축은 옳지 않은 것이라고 하느님 혹은 예수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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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단은 하느님과 예수님, 그리스도교, 구원에 대한 정의와 설명이 다른 경우라고 한다. 하지만 하느님의 그림자 아래에 숨어 가짜 신앙심을 바탕으로 부당하게 금전을 축적하는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이단이 아닌가 싶다. 본인들이 믿는 하느님은 그 진실을 분명히 알 텐데, 그 단순한 것을 모르는 것 일까? 사실 하느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