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 지니
– 인간 혹은 동물이었던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총 둘로 이루어진다. 한 명은 진이, 하나는 지니인데, 여기서 ‘진이’는 사람이고 ‘지니’는 보노보라는 동물이다. 보노보라는 동물을 들어본 적이 없던 내게 이 책의 소재이자 주제는 신선하고 흥미롭게 느껴졌다. 간략한 내용을 설명하자면, 사육사이자 수의사인 진이와 보노보인 지니의 영혼이 서로 뒤바뀌는, 즉 인간인 진이의 영혼이 보노보인 지니의 몸속에 들어와 그 몸 속에서 둘의 영혼이 뒤바뀌는 이야기이다.
우선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정말로 상상치도 못한 내용이었다. 갑자기 보노보라니? 갑자기 영혼이 바뀐다니? 처음 접한 소재에 당황하기도 하고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책을 읽는 데 있어 점점 빠져드는 그런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의 주제는 동물과 인간의 사랑을 토대로 한 ‘삶에 대한 통찰’이라고 생각한다. 진이와 지니가 삶의 갈림길에서 선택하는 것이 이 책의 중심 사건이자 결말인데, 나는 이 부분이 특히 감동적이었다. 나는 과연 죽음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며 어떤 생각이 들까? 이런 생각을 하며 더욱 현재에 충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외에도 인간인 진이와 동물인 지니의 모습을 대조하고 비교하며 ‘과연 우리는 인간이지만 인간다운 행동을 하고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때때로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동물들에게 가혹한 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동물들은 병들거나 죽어가고, 인간을 위해 희생한다. 우리는 과연 인간이지만 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주제와는 크게 연관있지 않지만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진이’의 갈림길에서의 선택은 이와 연관지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양심이자 사랑.. 그것이야 말로 작가가 우리에게 말하고싶었던 메시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며 혹은 읽지 않더라도 다들 한 번쯤은 자신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 순간에 내 목숨을 양보할 수 있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지, 그 순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