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지고 있는 외모에 대한 편견, 성형에 대한 편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형을 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심리적 아픔이 있다느 것도 알게 됐다. 그만큼 타인을 외모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아닐까. 외모는 매력이 될 수 있지만 외모가 판단기준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가 외모와 성격을 연결시켜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해준 이야기가 있다. 읽으면서 뜨끔했다. 그 이야기를 소개하려 한다.
우리나라는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은 문화여서 그런지 외모와 다른 상격적인 상황을 연관시켜서 쉽게 결론을 내리곤 한다. 눈이 크면 헤퍼 보인다거나 광대뼈가 크면 기가 세다. 대머리는 공짜를 좋아한다는 등 편견의 종류도 수없이 다양하다. 모두 그저 유전적으로 타고난 개개인의 형질인데, 이를 개개인의 성격과 결부시켜 인성까지 판단하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나 잘 알듯이 실제로 외모가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정말 외모처럼 성격이 센 사람이라 할지라도 다른 사람이 나서서 그 사람의 성격을 평가하고 비난할 권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외모로 성격까지 결론내리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 외모 콤플렉스에 빠지는 사람들 또한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광대수술을 받은 미정 씨도 비슷한 경우였따. 광주에서 옷가게를 하던 미정 씨는 꽤나 예쁘고 세련된 얼굴이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술 잘 마시게 생겼다, 담배 피우게 생겼다, 놀게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결혼을 한 후에도 “남편 꽉 잡고 살겠다, 술집 하게 생겼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고 한다. 사실 처음 환자에게 “본인이 아니면 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질문했다. 하지만 본인이 아무리 그렇지 않아도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운이 빠진다고 했다. 이런 분들에게 더 이상 교과서적인 설명을 통하지 않는다. 그녀는 수술 후 부드러워진 얼굴형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더 이상 본인의 외모가 다른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것이 기쁠 뿐이라고 했다.
우리는 미인을 좋아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자연 미인을 좋아한다. ‘성형 전 사진’이라는 검색어에서 알 수 있듯이 성형수술을 반칙이라고 생각하며 죄악시한다. 책을 읽으면서 왜 성형을 하는지 조금 알 수 있었다.
개그프로그램에서는 못생긴 얼굴, 뚱뚱한 체형을 개그소재로 삼는다. 우리는 그것을 보면서 아무렇지 않게 웃고 넘긴다. 이런 것들을 보고 자란 우리가 다른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회적 시선이 바뀌면 좋겠지만, 개개인이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타인을 외모로 판단하지 않을 때 사회는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