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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도서명
저자/역자
De Botton, Alain
출판사명
이레 2004
출판년도
2004
독서시작일
2018년 08월 24일
독서종료일
2018년 08월 24일
서평작성자
**

서평내용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의 중에는 인생의 “ ” OST 회전목마라는 제목의 곡이 수록되어져 있는데, 비록 영화는 보지 못했다 한들 어쩌다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 노래는 감미로운 선율만큼이나 인생을 회전목마에 빗댄 제목이 참 의미심장하게 와 닿는다. 회전목마라는 놀이기구는 어릴 적에는 범버카 만큼이나 재밌는 놀이기구에 속했었는데 키 제한이 있어 다른 놀이기구를 타지 못하는 것이 그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멋진 노래와 화려한 조명 그리고 함께 멋진 말과 마차가 있는 세트는 타고 있는 사람을 동화속의 무언가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줄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멋진 노래와 조명, 말과 마차는 그저 상하운동을하며 기둥을 하염없이 맴도는 시시하고 지루한 놀이기구라는 생각에 더 이상 사람의 효용을 채워주지 못한다.

그런 회전목마를 인생에 빗대는 것은 그래서인지 여러모로 놀라운 시각이다. 멋진 조명과 노래 속에서 하염없이 제자리를 맴도는 회전목마처럼,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또한 이 권태롭고도 지루한 일상을 목마처럼 묵묵히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의 탈피를 희망한다. 이 회전목마를 벗어나면 자유를, 보다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설렘을 안고서 말이다.

그렇지만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가지는데 있다”고 말했던 마르셀 프루스트처럼 일상에서의 탈피에만 집중한 여행은 다시 회전목마로 돌아가는 순간 그 힘을 상실한다. 지겨운 회전목마 속에서 다시금 탈피를 꿈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여유는 허용되지 않으니 희망은 점점 더 요원해지기만 할 뿐이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여행의 기술The Art of Travel에서 유독 관점을 강조한다. 목차에 따라 출발하고 귀환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여행을 통해 낯선 환경에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시각들과 그것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이야기하지만, 그런 저자 자신도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귀환하며 ‘나는 집에 있다는 것에 절망’을 이겨내지는 못한다. 그러나 리스킨이 데셍을 가르치며 강조한 것이 사물을 보는 법이였듯이, 저자는 드 메스트르의 ‘방 여행’에 착안하여 동네를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절망을 이겨낸다. 리스킨은 ‘여행하고 싶어하는 소망은 한 곳에서 제대로 기쁨을 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며, 세밀한 데서 기쁨을 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일상의 것들에 호기심을 가지고, 익숙함을 이겨내어 그것들에 집중하는 순간, 지겹기만 했던 일상도 멋진 여행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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