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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저자/역자
리,하퍼
출판사명
한겨레 1993
출판년도
1993
독서시작일
2018년 08월 08일
독서종료일
2018년 08월 08일
서평작성자
**

서평내용

차별이라는 단어는 복잡성을 가진다 같은 차별을 이야기하더라도 어떤 이는 차별을 허용하고, 다른 이는 차별을 허용하지 않는다. 사회가 분화될수록 차별이 가진 경계의 모호함은 점점 커져가고 그 속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차별을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단순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는 이 책 또한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혼란스럽게 느껴진다. 흑인에 대한 차별이 가진 폭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백인이 흑인을 이해하고 보살펴주는 이상향을 보여주는가 하면,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어느 누구도 편견으로 인해 박해하는 것을 믿지 않는다고 얘기하지만 책에서 보여주는 인물 대부분이 어떠한 편견 하나씩은 지니고 있는 모순을 보여주기도 하며, 흑인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부류들은 배우거나 사회적 위치를 지닌 이들이지만 흑인을 비하하며 경멸하는 이들은 가난하거나 무식한 이들로 표현하기도 한다.

특히, 앞서 얘기한 마지막 부분은 되짚어 볼만하다. 만약, 백인 관람객 사이에서 공개적으로 톰을 옹호한 링크 디스가 톰이 아닌 밥 유얼 같이 게으르고 불성실한 성격의 흑인을 고용했었더라면 과연 그는 흑인을 좋게 볼 수 있었을까? 혹은 유얼 집안을 돼지처럼 산다고 여기고 무시하고 경멸하지 않았더라면 아니 적어도 그들에게 최소한의 온정을 보여줬더라면 메이엘라가 톰의 호의에 호감을 느끼는 일은 없을 수 있지 않았을까? 훨씬 더 나아가 시대적 상황이 대공황이 아니라 경제부흥기 였다면 이와 똑같은 이야기가 진행될 수 있었을까?(흑인의 인권운동이 활성화된, 그리고 앵무새 죽이기가 출판되어 히트된 년도가 전후 경제부흥기인 60년대라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생각해볼 문제다.)

그런 점에서 인종차별이라는 주제는 사실 피상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다. 삶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며 ‘우리’는 ‘너희’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 있게 ‘타인의 입장에서 이해해야한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실제로는 애티커스가 아이들에게 했던 것처럼 ‘꾸준한’통제가 없다면 우리와 너희 사이의 차별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어날 수 있다.

앵무새의 노래 소리는 어느 누군가에게는 듣기 싫은 소음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렇기에 모든 사람에게 그 노래 소리가 듣기 좋을 것 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편견이다. 메이엘라는 톰과 애티커스의 선의를 자신에 대한 경멸로 이해했다. 그게 메이엘라의 문제였을까? 우리는 드러나지 않는 차별에 좀 더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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