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독서를 하면서 제목을 보고 그 책의 무게감을 짐작하곤 하였는데, 단순히 엔지니어에 ‘교양’만 추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책을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쉽지 않은 선택을 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크게 첫 번째로, 저자의 생각이 너무 뚜렷하여 저자와 같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고 두 번째로, 번역된 책이라 그런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많은 시사거리를 제공한다. 저자와 같이 공감할 수는 없을지라도 이 책의 약 23개의 챕터들은 각각 시사하는 바가 큰 주제들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초반부의 경우 저자가 엔지니어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엔지니어가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 나온다. 따라서 첫 부분을 읽고는 크게 와 닿거나 느끼는 부분이 거의 없었고 15챕터의 주제인 '재난과 의사 결정‘부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먼저, 엔지니어들의 하는 일은 때로는 수많은 생명과 관련된 일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설계분야의 경우엔 기계요소나 진동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다 무너져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저자는 ’전문가‘ 라는 표현을 쓴다. 전문가는 단순히 공학적 지식이 풍부하고 기계처럼 일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책의 표현에 “전문가의 특징은 다른 사람들이 졸고 있는 동안에도 방심하지 않고 경계 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라고 되어있다. 즉 항상 만만의 대비를 하여야하며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큰일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그와 관련하여 다음 챕터에서는 ’위험 분석‘ 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그러한 경계태세를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엔지니어의 최종 과제는 ’효율‘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용적인 측면이 실제 엔지니어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큰 문제에 대비한 위험 분석을 통하여 실제 사고 등이 일어났을 때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안전성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와 같이 큰 자연재해에 대한 위험분석의 경우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석여있으므로 위험분석을 하기가 쉽지가 않다. 이러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딜레마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생각은 이러한 큰 문제의 경우 특정 엔지니어나 특정집단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전 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순수하게 엔지니어들이 모여 위험분석을 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정치적인 면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엔지니어가 정치에 개입될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역할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저자는 다음 장에서 ‘챌린저 호’에 대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고무 개스킷 하나에 의해 사고가 일어났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으나 그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해석적인 면이 아니라 아주 작은 부품과 요소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가장 결정적인 면으로 위에서 언급했듯이, 수많은 엔지니어가 사고 가능성을 예측하였으나 경영진들은 발사를 결정 한 것이다. 즉, 모든 기술자들은 거의 반대를 하였고 심지어 그 경영진 또한 기술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세계적으로도 제도적인 면에 있어서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각각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본 책은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지만 그에 대한 명확한 해답들은 제시 되지 않은 것이 다소 부족한 면이라 생각된다. 물론 이 책을 통해 엔지니어로서의 교양함양과 엔지니어 본질의 역할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