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추천을 받고 책을 읽게 되었는데 도서관에서 책을 찾기가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찾기 힘들었던 만큼
찾아서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었다.
게다가 시험기간에 읽게 되어서 부담이 컸는데도 다행히 책이 술술 넘어가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덮고 나니 누군가의 여행을 엿본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웃음이 나기도 하고 기분이 슬프기도 했다.
이 책은 굉장히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소설이다.
국경시장이라는 곳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속의 장소이다.
책에는 세 젊은이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런데 그 젊은이들이 참 안됐다. 배고픔에 유혹을 넘어가고 이후에는
자기 자신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겉잡을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이유는 단 하나이다.
힘든 시기의 기억들을 없애기 위해서 벌어진 일들이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어쩜 그렇게 대담하게 행동했다는것…
또한 다른 주인공은 자신의 나쁜 기억들을 다 팔아서 가게를 샀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라웠다.
나의 기억을 팔면서 사실상 나의 오래전 부터 형성된 자아까지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니까.
그리고 자신의 사진 뒤에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글을 적어두어서 자신을 알고 있던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문구를 적어두었다는 내용을 보고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나도 물론 살면서 힘든 일들이 정말 많았다. 그 당시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감당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앞으로 더 기쁘고 좋은, 행복한 일들이 많을거야”하며 나를 다독이면서이겨냈다.
순간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 미래를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리고 고진감래라는 속담이 틀린 말이 절대 아니었다. 힘든 일 사이사이에도 좋은 일들이 함께 일어나기도 했다. 덕분에 그 기억의 조각들이 좋은 추억들로 남아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견뎌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 남자주인공이 어린시절에
부모님과 함께 가면을 만든 추억을 생각한 것 처럼 말이다.
만약 나에게도 누군가가 기억을 팔겠는지 물어본다면 나는 절대 어떤 기억도 팔지 않을 것 같다.
힘든일이 있었기 때문에 나를 성장시킨 하나의 계기라고 생각하고 그것들 또한 다른 누군가는 절대 갖고 있지 않는
나만의 소중한 하나의 추억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조각조각이 모여 나의 기억속에 남겨져 지금의 나를 완성시켰으니까.
앞으로 힘든 일이 있을때 마다 이 책을 다시 꺼내어 볼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