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영화 '미 비포 유'를 접하게 되었고, 이를 본 뒤의 먹먹함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영화를 봤을 당시에는 남자주인공 윌의 선택이 극단적이고 주위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은 이기적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그였다면?' 이라는 생각과 책에서의 구체적인 심리묘사는 단순히 잘못된 선택이라는 생각을 바꿔주었다.
그는 사고가 나기 이전의 자신의 삶을 사랑했고, 자존심 강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사고로 사지를 움직일 수도 없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평생 살아갈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내일을 살아갈 희망이 없는 사람에게 단순하게 괜찮다고, 포기하지 마라고만 말하는 것은 그의 입장에서 따진다면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까?
물론 나또한 영화를 볼 당시에는 그보다는 그의 부모님이나 여자주인공 루이자의 감정에만 집중했고, 그런 선택을 한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고, 남은 사람들에게 아픔을 남길 것을 알면서도 누구보다도 힘들게 결정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통해 안락사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한 것 같다. 누군가는 존엄사를 누군가는 스스로의 선택을 주장하며 논쟁을 펼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논쟁에 초첨을 맞추기 보다는 안락사를 선택하기까지의 과정, 주위 사람들, 사랑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나갔다고 생각한다.
영화와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는 그녀에게 편지를 남겼다. 'Just live well. Just live.' 어쩌면 그의 인생을 나타낸 말이며, 마지막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 행복을 준 그녀에 대한 충고이자 고마움을 포함한 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