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특이한 인디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홍대 앞. 이곳의 하루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홍대의 하루’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책이다. 2008년과 2009년 각각 하루씩을 정해 홍대의 24시간 거리 풍경을 담은 ‘원데이 샷’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성남훈 씨 등 전문 사진가 6명과 상상마당 회원 36명이 찍은 사진에 시인 김경주 씨, 기타리스트 성기완 씨, 이진오 건축사무소 사이 소장 등 다양한 필진이 글을 보탰다.거리와 클럽, 카페, 사람들을 찍은 사진은 현재 홍대의 민얼굴이라 할 수 있다. 조명으로 범벅된 광란의 화려함과 어두컴컴한 자취방에서 잉태하는 꿈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 곧 ‘홍대 앞’이다. 가끔 치장하고 나들이 가는 공간이면서 꿈도 꾸고 좌절도 하는 젊은이들의 현실 공간이기도 한 것이다.저자들은 홍대 앞의 민망한 모습도 피하지 않는다. 음악이 그저 시끄러워 손으로 귀를 막은 어린이들, 조명을 벗고 을씨년스러운 뒷모습을 보여주는 아침 거리, 버려진 쓰레기들이 나뒹구는 놀이터 등도 그대로 담는다. 밴드 ‘눈뜨고 코베인’의 기타리스트 김남훈 씨는 “홍대도 결국 한국에서는 키우기 어려운 종들을 재배하는 양식장인지도 모른다”고 토로하기도 한다.하지만 이 책을 관통하는 기본적인 분위기는 ‘희망’이다. 성기완 씨는 “최근 홍대 앞이 소란스러운 변화로 몸살을 앓지만 기다려주면 언젠가는 정제된 문화 해방구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