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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을 넘어서는 용기
저자/역자
리,하퍼
출판사명
한겨레 1993
출판년도
1993
독서시작일
2015년 08월 05일
독서종료일
2015년 08월 05일
서평작성자
**

서평내용

 '앵무새 죽이기'는 작가 하퍼 리의 저서로 편견으로 가득한 사회를 고발한 작품이다. 철학적인 견지의 글일 것 같다는 부담감보다는 '앵무새 죽이기'라는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흥미와 호기심이 더 컸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지은이는 어린 아이의 시각으로 쉽게 풀어나갔다. 고찰되어야 할 문제를 심오한 어른의 시각이 아닌 아이의 동심어린 시각으로 표현해서 읽는 내내 재미를 느꼈다. 또한 한 장 한 장 책을 넘기는 동안 나는 분노에 휩싸이기도 하고 뭉클한 감동을 느끼기도 했다.

 이 소설은 1930년대 미국 앨라배마 주의 매이컴이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지금은 어른이 된 주인공 스카웃이 7살부터 10살까지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스카웃은 오빠인 잼과 함께 메이컴의 다양한 인간형을 가진 인물들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중 특히 본받고 싶었던 인물은 스카웃의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이다. 애티커스 변호사는 흑인을 차별하고 멸시하던 당시 사회의 편견을 넘어서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사회의 때묻은 편견에 맞서 당당하게 소외된 이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감싸주었다. 아무도 변호하고 싶어파지 않던 흑인 톰 로빈슨 사건을 그가 맡아 변호하면서 법정에 모인 수많은 백인들을 깊이 반성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백인 배심원들은 결국 톰을 백인 여성을 강간한 성폭행범으로 유죄 판결을 내렸고 톰은 탈출을 시도하가 죽음을 맞는다. 지지부진하고 구태의연한 배심원들에 나는 다소 격앙되었고 비감에 잠기기도 했다. 내가 마치 톰이 된 것처럼 억울하고 울분이 치솟았다. 톰은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죄를 덮어쓴 인종 차별과 편견의 희생양이었던 것이다.

 또 한 명 부 래들리, 그는 어린 시절 실수로 인해 메이컴 사람들의 편견 어린 시선으로 집 안에만 있는 인물인데 스카웃과 잼에게 위험이 닥쳤을 때 그들을 구해준다. 스카웃과 젬을 위해 나무 구멍 속에 선물을 넣어주고 있던 사람이 부라는 것을 알았을 땐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앵무새는 우리 사람들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않고 노래만 부르는 존재이다. 이처럼 아무 잘못도 없이 단순히 우리의 편견으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 톰과 부와 같이 소외된 사람들을 의미한다. 이 책은 단순한 인종차별 비판을 넘어서서 주먹구구식의 편견을 가지고 행동하던 우리 사회의 모습을 스스로 깨우치고 반성하게 만든다. 부 래들리가 속세를 피해 꼭꼭 숨어버리도록 만든 것처럼, 톰을 인종 차별로 결국 죽음까지 몰아넣은 것처럼 우리 사회도 어쩌면 수많은 '앵무새'들을 쏘아죽이고 있는 건 아닐까? 여기까지 생각에 닿으니 나도 모르게 편견을 가지고 장애인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을 바라보았던 지난 날과 '저 사람은 원래 저래'라고 치부해 버렸던 내가 무척이나 부끄러워 졌다. 


 어쩌면 나의 아주 가까운 곳에 소외된 앵무새가 있을 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이제는 편견어린 시선이 아닌 따스한 눈길을 던져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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