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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쳐진 다이어리 바깥에서 보여지는 세상에 대한 소설
저자/역자
Gruwell, Erin
출판사명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
출판년도
2007
독서시작일
2015년 06월 26일
독서종료일
2015년 06월 26일
서평작성자
**

서평내용

  제목을 보고 유추하면서 글쓰기에 대한 의미나 스토리를 기대하고 책을 펼쳤다면 조금 당황할 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다룬 소재의 비중을 따져본다면, 인종차별에 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하게 하는 소설이다.


  책의 내용을 찬찬히 따라가며 등장하는 학생들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집중하려고 한다면, 지금이 벌써 이천년대에 진입하고도 15년이 더 지난 시대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대학생인 우리는 중,고등학교를 졸업해버린 지가 훌쩍이어서 그런 건지, 다문화를 수용하려는 데서 발생하는 갈등이나 학교 내에서의 린치나 집단 싸움은 쉽게 피부에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깊게 남는 장면은 당시 배경인 1994년 상황에 따라, 유색인종이라면 그 이유만으로 목숨을 위협받을 정도로 위태롭고 오랫동안 곪아 온 '인종차별 문제'를 직접적인 피해자인 유색인종 학생들 앞에서 교사가 외면하지 않고 수업시간에 정면으로 다루어버리는 부분이었다.


  수업을 들으려 하지도 않고 돌아앉아버리는 흑인, 그리고 히스패닉 학생들을 앞에 두고 '너는 흑인이라서 방금 애들에게 놀림을 받은 거야. 지금 박물관에는 니가 당한 것처럼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았던 사람들의 흔적이 전시되어 있다'고 대놓고 말을 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그것도 주인공은 중산층의 젊은 여교사인데, 지금 서평을 쓰는 당장 나부터가 당장, 스스로가 학교에서 셰익스피어 문학의 아름다움 대신에 백인들에게서 온갖 굴욕과 괴롭힘을 배우는 처지의 학생이라면, 그런 삶의 와중에서 갑자기 백인 여교사가 그런 나를 상대로 인종차별에 대해 가르치려 한다면, 그 속뜻을 깊게 생각하기보다는 총을 들고 기분대로 위협을 하기가 더 쉬울 것 같다. 그런데 주인공은 결국 정면돌파를 성공해서 학생들의 마음을 열게 했으니, 그렇게 생각하면 읽는 이 누구나 책 속 주인공의 행동을 더욱 놀라워하게 될 것이다.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자질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물음을 던지는 소설이기도 하다. 분명 교사도 같은 사람이니까 자기를 좋아해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더 쓰이고, 학생이라도 한참 어린 아이들이 나를 배척하면 무안한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것에 대한 욕구에 개의치 않고,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만을 남기는 일에 대해 배울 수가 있다. 캘리포니아 롱비치 윌슨 고등학교의 에린 그루웰 선생님은, 203호 학생들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모두에게 사람이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용기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정말 필요한 곳에, 상대적으로 가진 것이 적은 아픈 이들이 등지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층의 신념에 대항해서 하고싶은 말을 하는 일은 정말로 쉽지가 않을 것이다. 그런 용기와 또, 필요하다면 자신의 평화로움과 행복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과감함이야말로 이 책이 가장 말하고자 한 바가 아니었나 한다. 작년 세월호 참사부터 지금은 메르스로 인한 일들까지 온갖 불행하고 우울한 사고, 부조리한 일들이 뉴스를 뒤덮는 요즘이다.


  지금 웬만한 대학생 나이만큼이나 오래된 시대의 이슈를 배경으로 그려진 논픽션 소설이지만, 여느 자기 계발서들, 세상에 대한 깨달음을 주고자 하는 다른 베스트셀러들만큼이나 묵직하고 가치있는 소설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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