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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평범하게 존재한다
도서명
저자/역자
골딩, 윌리엄
출판사명
한국양서 1983
출판년도
1983
독서시작일
2015년 06월 25일
독서종료일
2015년 06월 25일
서평작성자
**

서평내용

 윌리엄 골딩이 1983년에 노벨문학상을 받게 만들었다고 하는 작품이다. 수상 당시에도 미성년자들로 그리는 그로테스크한 묘사 때문에 꽤나 논란도 있었던 모양이다. 파리대왕이라는 제목을 보면 파리라는 단어에서 미개함이 느껴진다. 반면 대왕은 뭔가 엄숙함을 내포하는 듯해서 서로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이런 연유로 파리대왕을 읽게 되었다. 책의 분량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도 한 몫 했다.


 책을 읽으면서 두가지 측면에서 고찰하게 되었다. 첫번째는 아이들은 과연 착한가 하는 문제였다. 파리대왕은 영국의 아이들이 한 섬에 표류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들은 완전히 미성년자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덕분에 파리대왕을 읽고 있노라면 어른들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순전히 아이들만의 세상과 직면하게 된다. 랠프는 금발을 가진 소년으로 피기라는 친구를 만난 후 친구들을 모아 회합을 소집한다. 이 후 아이들만으로 구성된 사회는 어른들의 그것을 급속도로 모방하게 되면서 마침내 랠프를 대장으로 추대하고 소사회를 구축하게 된다. 나름의 규칙을 만드는데 봉화를 이용하는가 하면 오두막을 만들어 나름의 편의도 구축하게 된다. 이야기는 흘러 이 민주적 집단에서 잭이 나오면서 집단은 둘로 나뉘게 된다. 잭이 구성한 집단은 곧 고대의 야만적 집단으로 전락하더니 잔인하게 과거 동료 피기와 사이먼을 사냥하고 만다. 이런 내용에서 과연 아이들이 정직하고 선량한가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생각해보면 어른보다 아이일수록 벌레를 삼등분(?)해서 죽이는 데 익숙한 모습을 종종 우리는 목격하게 된다. 이런 문제는 아이들이 충분한 교육과 학습없이 어른들의 제도와 사회를 모방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적 질서가 정의를 가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적 제도와 보편법칙을 따르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작품을 잘 시사하고 있다.


 더 나아가 또 다른 의문은 그렇다면 사회는 정직한가라는 문제이다. 분명 아이들은 모방이지만 작은 사회를 구축했다. 절차도 비교적 민주적이었다. 잭이 민주집단에서 이탈하기까지 도저히 독자는 잔인무도한 작품의 후반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근원적인 문제에 있어서 사회 자체가 부도덕을 구축하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 개개인의 문제에서 벗어나 사회의 문제로 치환해서 작품을 바라본다면 전반적인 작품의 해석은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민주사회가 부도덕을 구축한다면 아이들을 어른들로 교체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회를 이탈한 잭 매리듀의 잔인한 성격이 아이들만의 사회를 붕괴시킨 것인가 아니면 사회자체가 원래 붕괴의 속성을 내재하고 있었던 것인가. 고민을 던지는 작품이다. 개인의 형태이든 사회의 형태이든 악은 의외로 평범하게 존재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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