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가 변동하는건 자연적인 이치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일정한 규칙 없이 짧은 주기로 반복되어진다면 이것은 자연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올해 초 미국 중부지역에는 유래 없을 정도로 심한 폭설로 도시가 마비되어버리는 것을 우리는 목격할 수 있었다. 이뿐인가 영국에서는 248년만의 겨울 폭우가 오고 아르헨티나, 브라질에서는 100년 만의 무더위가 발생했다. 이처럼 새로운 해가 시작되자마자 마치 당연한 것처럼 반복되고 그에 따른 피해가 강해지는 이상기후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바라봐야 할까?
기후가 변화하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그렇듯 논란의 중심이다. 그것이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해 온난화가 가중되고 있든, 화석연료의 사용이 아닌 지구의 자연적 현상이든 간에 당장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지금의 우리에게 보다 낙관적인 전망에 귀 기울여 질 수밖에 없다. 설령 그 위험성을 다소 인지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우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는 그런 위험성을 부추기는 행위의 연속이지 않는가? 이런 연속성을 단순히 개인과 가계의 입장이 아닌 기업의 입장에 대입시켜본다면 그들이 치러야 하는 실감되지 않는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발생되는 비용을 감안하면서까지 제품을 생산하는 복잡한 행동보다 당장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모습은 우리의 행위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뭐라 할 명분은 있는지 의심이 든다. 실제로 최근 오바마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행정명령을 동원하는 강수를 두는 것에 공화당은 그로 인한 경제적인 파급, 즉 실업을 걱정하는 모습은 이러한 모습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도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이야기하고 있듯이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환경변화를 좌시하지 않고 국가, 기업 단위로 대응책을 마련하여 변화에 발맞춰나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는 그러한 모습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책에서도 다양한 외국의 사례들이 다뤄지고 있지만, 당장 주변을 둘러보더라도 FTA, PTA 등 국가간의 관세장벽은 허물어 지는 추세이지만 재화가 친환경적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해당 국가에 대한 수출이 제한되는 등의 ‘비관세 장벽’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강화되어가고 있는 추세라는 점에서 보다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친환경을 위한 차량의 경량화가 부족, 디젤차에 대한 쏠림이 심각한 우리나라 사정상 외국의 행동에 자극을 받아 환경오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시장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책에서 말하는 요소들이 당장 눈앞에 닥칠 수 있는 위기라는 것을 인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점차 가시화되어가는 시점에서 이 책은 이러한 문제를 다시금 환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 그리고 그간 환경오염과 관련된 책에서 자주 보이던 개인이 친환경적인 생활을 해야한다는 담론이 아닌 실질적으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체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사회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담론을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효과를 노리는 저자의 자세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