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은 베르테르가 누구인지부터 시작한다. 전원생활을 즐기며, 명석한 머리를 가지고 있고 아이들에게 친절한 베르테르는 사실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다. 얼마나 넘치는 감정이면, 읽는 독자에게 구구절절이 느껴진다. 항상 모자란 법이 없다. 오히려 항상 넘쳐서 부담스러울 정도이다.
사실 책을 읽으면 여운이 많이 남아서 개인적으로 연애소설을 잘 읽으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또다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을 읽게 되면서 괜히 하루 종일 감성적이게 되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소설이면서도, 또한 작가인 괴테의 자서전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읽다보면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했을 정도 애뜻함이 묻어난다. 괴테란 어떤 사람이었던가. 9명의 여인과 사랑을 나눴으며, 항상 또 그 사랑을 견디지 못하고 떠난 사람이 바로 괴테이다. 독일의 대문호로 질풍노도 운동으로 격정의 인생을 보냈던 사람이 바로 그이다.
그의 예민한 성격 때문인지, 그는 이성적인 사람을 참 싫어했다. 이성적이라는 말은 아마 죽어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능하였으나, 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는데 익숙하지 못하였다. 그와 편지를 주고 받는 빌헬름이라는 친구는 약혼녀가 이미 있는 샤를로떼를 베르테르가 사랑하는 하는 것은 몹시 당혹스러워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녀에게 빠져있는 베르테르 자신도 어쩔 바를 몰라 당황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일부로 샤를로떼가 있는 곳에서 멀어지려고 하였으니 말이다.
샤를로떼는 엄청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 사이에서 즐겁게 빵을 나눠주고 있는 아름다운 숙녀를 보고 호감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그녀와 자신이 비슷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 항상 격정적인 사람을 꿈꾸왔던 그에게 견뎌내라는 것이 너무 가혹하지 않을까. 더군다나 그의 약혼자라는 알베르트는 그가 보기에도 너무 훌륭한 사람이었다. 그 누구보다 샤를로떼를 아껴주고, 아주 번듯한 사람이었다.
아마 그에게서 베르테르는 절망감을 느꼈을지 모른다. 그는 알베르트 앞에 공연히 자신의 감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심지어 자신의 감정에 미쳐 자살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넌지시 알리기도 했다. 독실한 신자였던 알베르트가 보지에는 그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게 보였는지 몰라도, 총탄이 없다는 총에 공연히 머리를 가져다대는 베르테르 역시 자신의 감성을 나약함이라는 표현에 동의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어쩔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마지막의 샤를로떼와의 만남을 뒤로 하고 결국 모든 것을 나두고 떠나는 베르테르. 그가 마지막에 불렀던 오시안의 노래는 그들이 느꼈던 감정을 더 잘 표현해준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현실적 장벽. 하지만 베르테르는 끝까지 현실적 장벽에 대해서 인정할 수 없다는 자신의 태도를 피력했다. 그리고 그의 사랑은 기백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도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