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디킨슨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한 외국 방송의 종교에 관한 다큐멘터리 덕분이었다. 외국의 거대한 기독교 집단의 목사와 논쟁을 벌리다 쫓겨나는 모습, 이슬람교에 대해서도 역시 논쟁을 벌이는 모습 등을 보며 굉장히 많이 알고 계시구나라는 느낌이 들면서도 동시에 쉴새없이 말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신]을 빌려서 나도 조금 대단해지고 싶었다. 하지만 정말 쉽지 않았다. 정말 어려웠다.
초중반까지만 해도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나 역시 종교가 없으며 신은 존재하지 않는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씩 하곤 했기에 ‘우와, 우와’하면서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중반이 넘어가면서 다윈과 더불어 여러 과학자들의 이야기와 이론이 나오며 슬슬 1차 타격이 오기 시작했다. 마의 1차 타격이 오기 시작하면서 책을 그냥 덮어버리는 횟수가 점점 증가하기 시작했다. 비문학, 과학 도서여서 그런지 평소 과학에 문외한 (물론 다른 장르에도 많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과학에서는 심히 부족한) 나에게는 너무나 어려웠다. 하지만 적어가면서 정리를 해보니 조금은 알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유신론과 무신론, 범신론의 차이를 사실을 잘 몰랐다. 그저 신이 있고, 없고의 문제 즉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유신론과 무신론 그 방대한 이론 중에서 아주 아주 기본적인 쌀알같은 개념뿐이었으며, 또한 유신론과 유일신론의 개념 역시 처음 들어본 개념이었다. 이외에도 창조설과 진화론에 대해서도 역시 내가 평소 알고 있던 것들은 종이 사전을 펼치면 나오는 0.5줄의 정의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반성했다. 이처럼 지엽적인 사고로 종교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생각하고 있었다니, 흑역사가 따로 없었다. 이 책 덕분에 종교의 비판적인 입장에 관해 논리적으로 체계적으로 다가갈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그 내용은 사실 아직도 많이 어렵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