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나에게는 악습관이 무엇이 있는가 생각해보게 한다. 본인만 해도 가만히 있다가도 손톱을 물어 뜯거나 불편하거나 도피하고 싶은 상황이 무의식 중에 오면 먼산을 보는 등 은연 중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피해의식 또한 많은 것 같다. 이런 자신의 악습관을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도 그 습관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모르며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켈리 또한 문제를 가진 인물로 그 악습관이 위험한 경우에 속해 수용소에 있다.
켈리는 항상 남을 의식하며 소매로 팔을 가리고 있다. 식마인즈sick minds라는 별칭이 있는 한 여성 청소년 감찰 병원에서 켈리는 처음 악습관이 시작된 때의 기억을 더듬기 시작한다. 몇년 전 달리기를 하던 중 주도적 의식을 잃고 무작정 앞으로 뛰어갔다. 환각까지 보이며 집까지 뛰어온 후 눈에 띄는 조각용 칼로 손목을 긋는다. 마치 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느끼는데 의식은 눈으로 자신의 행동만 관찰 할 뿐 전혀 손쓸수도 없고 사실 그럴 의지 조차 없다. 그리고 어느새부턴가 실어증도 생겼다. 과연 무슨 이유로 자신을 끔찍하게 다루는 걸까? 실어증은 어떻게 생기며 그 환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게 한다.
켈리는 큰 문제를 두 개나 가지고 있다. 자학증과 실어증. 상담 선생님과도 전혀 말을 하지 않아 상담시간 50분을 그냥 보내며 자신도 실망할 뿐더러 선생님도 치료 방법을 몰라 안절부절 못하고 고민만 할 뿐이다. 켈리가 실어증을 묘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무의식적으로 내뱉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말하는 방법을 잊은’ 듯이 표현한다. 처음에는 억지로 말을 참았지만 이제는 웃음도 울음도 참다보니 더이상 돌아갈 방법도 모르는 것이다. 마치 신경이 사라져 사지가 움직이지 못하는 듯. 하지만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로서는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것같다.
어느날 자신이 치료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켈리에게는 독자의 생각보다 큰 마음의 충격을 받은듯 했다. 그래서 상담시간에 자기도 모르게 속마음을 흘리기 시작한다. 켈리는 두려움 때문에 실어증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말을 하게되면 모두가 자신의 죄를 알고 자신을 책망할 것만 같은 두려움이다. 자학은 자신에 대한 처벌이고 그로인해 보상감을 느끼게 한다. 자학은 옛날에 허약한 켈리의 남동생 샘을 켈리가 한번 크게 나무랏을때부터 샘에게 격한 알러지 반응을 보이고 입원하여 지금까지도 병원을 자주 들락날락하게된 상황, 이후로 엄마에게 근심을 안겨주었다는 생각 때문에 시작되었다. 또한 켈리는 엄마와 동생을 지나쳐 자신의 방에서 혼자 소외되기 시작했다.
어떤 부모들은 자식들이 자신의 잘못을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에 꾸중을 한다. 그러나 자식에게 무관심한 부모들 밑에서는 아이들 스스로가 죄책감을 품고 힘들게 삭이고 있는 것을 자주 보았다. 그런 감정 교환없이 무지식한 아이들은 점점 잘못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에게 자신의 잘못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점도 있다. 그래서 적극적인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엄마는 요양원에서 할머니를 돌보기위해 없었고 아빠는 힘든 현실에서 도피하기위해 일이 끝난후 술집을 전전했다. 집에서나 어디서든 혼자 생활을 하면(방치되면) 죄책감이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자신의 잘못도 아닌 큰 일을 혼자 떠맡기위해 자신을 잔인하게 다루는 방법을 찾은 것을 보면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어디선가 자식에 대한 무관심은 혼내는 것보다 큰 상처가 된다고 들은적이 있다. 이책은 그런 결과 중에 하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책이 끝나갈 때쯤 켈리가 갑자기 식마인즈에서 도망쳐 나와 아빠를 찾는 장면이 나온다. 딸의 행동에 놀란 아빠는 마음을 누그러뜨리기 시작하고 켈리도 다시 치료를 받기 원한다. 필사적인 노력은 아니더라도 정말 의미있는 진전이 아닐 수 없다. 가끔은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앞만보고 뛰고 찾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생각을 나누고 남에게 기대기보다 스스로 해결하려는 최소한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켈리는 자신이 깨닫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음을 인식하고 그것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무슨 경우를 생각해보고 어떻게든 자신을 파헤쳐보려 해도 무엇 때문인지 깨닫지 못한다. 왜 상담사와의 소통없는 대화를 포기하지 못하고 상담사가 자기를 포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졸이는지, 말도 전혀 하지 않지만 왜 항상 친구들 틈에 끼고 싶어하는지 몰랐다. 켈리가 ‘낫고 싶다’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우울해보이기만 했던 앞의 내용들이 모두 가려지고 사실은 밝고 기쁘고 활기가 넘치는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들은 잘못된 행동을 끊으려 할때 무작정 근절하려고만 한다. 악습관을 끊는 방법을 아는 것보다, 끊었던 사람의 사례를 외우는 것보다, 자포자기하고 흘려보내는 것보다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들에게 ‘고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사무치도록 ‘도와주는 것’이 치료의 근본임을 보여준다. 또 이 책에서 깨달은 것이 켈리의 행동에만 국한 될것이 아니라 우리 삶 전반에서 다른 모습으로 각자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에도 적용되는 치료법임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