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고전이라 함은 보통 20세기 상징주의의 영향을 받은 작가들의 작품 이전의 세대를 말한다. 이 작품들은 대부분이 한문으로 구성되어 있고, 몇몇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우리들이 잘 모르거나, 실제로 원문을 그대로 해석해 놓은 책들을 보자면 지루하고 머리만 아프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고전은 현대에 들어와서 계속 변용되었고, 재해석되기 마련이었다.
이 책은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많은 책들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부제로 젊은 인문학자의 ‘발칙한’ 고전읽기라 되어 있는데, 이 부제의 뜻은 고전이란 딱딱하고 권위 있어 보이는 것을, 어떤 논점에서 보면 하위 문화이자 우스꽝스러운 대중문화라는 도구를 이용해 파헤쳤기 때문에 이런 부제를 적게 된 것 같다. 책은 여러 고전 문학 작품이 나오고, 그 것에 대해 우리가 우리 삶에서 생각해 봐야할 내용들, 그리고 그 내용들에 대한 부연설명과 대중문화로 이어서 설명하고 있다.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많은 작품들과는 다르게, 이 책은 우리의 삶에서 우리가 스스로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고전을 무조건 꺼려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에서 읽는 고전은 색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고, 저자가 원하는대로 고전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겨 있는 결과가 나올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여러가지 면에서 이 책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우선 책의 구성인데, 책의 중간중간에 삽화와 설명이 들어가면서 집중도를 꽤 흐트린다. 개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각 장의 말미에 보통 삽화와 설명이 들어가는 것이 읽는 독자들의 집중력이 흐트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음은 책의 내용인데, 고전문학이라는 것 자체가 우리의 정서가 듬뿍 담겨 있는 한시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또, 대중문화를 너무 영화라는 한 측면에서만 인용해 서술하고 있는데, 지금의 대중문화에 담겨 있는 정서와 고전 속의 정서를 비교해 주면서, 우리 현대적 정서와 고전의 정서 역시 다르지 않다 라는 점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현대에 들어서 고전은 많은 변용이 있었고, 또한 재해석 되어 왔다. 이는 고전에 대해서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고전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많이 증명해오고 있다. 사실 이런 많은 노력들에 비해 사람들이 실제 고전문학 작품을 읽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고전이 현대에 남아있고,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이상 우리는 현대적으로 끊임없이 해석하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