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쓰기

>>
서평쓰기
>
젊을 때의 방황, 이상의 방황
저자/역자
셀린져,J.D.
출판사명
시사영어사 1987
출판년도
1987
독서시작일
2013년 03월 25일
독서종료일
2013년 03월 25일
서평작성자
**

서평내용

2013년 신입생이 되었을 때 무슨 책을 다시 읽을까 생각하다가 별 고민 없이 바로 손이 가는 책이 호밀밭의 파수꾼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지나가는 말로 누군가에게 들었던 추천도서, 그때 산 이후로 지금까지 어림잡아도 50번은 넘게 읽어본 책인데도, 볼 때마다 새롭다는 느낌이 계속 드는 책이었다. 아마 나와 콜필드가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이번에 새로 읽으면서도 콜필드가 낯설지 않다는 느낌을 계속해서 받았다. 소설 중에 콜필드는 거의 모든 매사에 부정적이다.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해 ‘빌어먹게’ 말하고 증오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그 속에 속해 있기에 자신도 증오한다. 이곳을 벗어나면 다른 삶은 살 수 없기에 다른 곳으로 떠나지도 못한다. 소설 내에서는 떠나지 못하는 것이 동생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변명일 뿐이고 실제로는 떠날 용기도, 떠나서 어떻게 살아야 할 계획도 없기 때문이다.

방탕한 삶을 살면서도, 그리고 그 행동을 후회할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리고 콜필드는 그저 그렇게 생활하며 많은 돈을 쓴다. ‘왕이 쓴 금액과 같은 액수를’ 쓸 정도로. 기분 좋은 쾌락이 아닌 기분 나쁜, 후회할 쾌락을 그렇게 돈으로 쓰며 오히려 우울해진다. 그리고 돈을 분수대에 버리기도 할 정도로 싫어한다.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피비가 물을 때 콜필드는 호밀밭이 있고, 그곳에 아이들만 있고 어른들을 못 들어오게 하고 아이들이 뛰어 놀다가 절벽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아직까지 이 파수꾼이라는 의미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 싶다. 나도 미래에 되고 싶은 것은 그저 하나의 호밀밭의 파수꾼일테니까.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영화화 하자는 제의를 많이 받았지만 그 모든 제의를 거절했다. 콜필드가 바보 같은 영화에 나오는 것을 싫어할 테니까.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방황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방황이 아닐까. 나는 내 자신을 모른다. 그리고 내가 가야할 길, 되고 싶은 것도 아직은 모르겠다. 아니, 영원히 모를 것 같다. 그러나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전부 어떤 길로 가고 있으면서도 방황하면서, 어쩌면 우리는 지금 모두 방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나가는 아이가 길을 잃고 헤메는 것처럼.

전체 메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