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어두운 그림자, 그리고 개인.
근대성의 그늘과 상처.
낭만적 사랑과 결혼, 그리고 성.
소통, 관계, 혹은 상처.
국가, 인종, 그리고 영웅
예술, 혹은 거짓말
짧은 밤, 긴 이야기.
이렇게 구성된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책이다. 책은 ‘작가가 읽은 책’이나 ‘작가가 본 영화’를 통해 세상이 돌아가는 점과 세상이 멈추어있음 혹은 세상에 역행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개인은 진화한다’는 것을 말해주려고 하는 것 같다.
첫번째 장에서 감명깊게 본 내용은 [‘떼’ 속에는 진심이 없다]라는 소제목을 가진 글인데 동물의 무리짓기와 인간의 무리짓기를 비교해 놓은 점이 놀라웠다. 동물의 무리짓기는 지혜롭고 생명을 감수할 수 있다는데 반면 인간의 무리짓기는 폭도를 부른다고 말하니 말이다. 아이유 사건만 해도 그렇지 않을까? 작은 소녀인 가수 아이유를 과연 저 아이에게 저정도 가치가 있을까 할만큼 거품을 들게 했다가 사진 한장으로 사람을 몰락?시키니 말이다.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미디어가 판치는 세상에 개인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고 고함이 아닌!
낭만적 사랑과 결혼, 그리고 성 이라는 장에서 재밌게 봤던 소제목은 [이중 간첩, 몸꽝 삼순이]라는 글이다. 한동안 대한민국을 삼순이 열풍으로 끌고 갔던 사안에대해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내용이다. 책에선 몸짱파와 얼짱파 가운데 육중한 삼순이가 어떻게 살아 남았을까를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그 이유가 너무 웃긴다. 바로 ‘말도 안돼서’라는 이유이다. 자세히 쓰자면 뚱뚱한데 자신감있는 말은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육중한 체중을 가지고 현실세계에서 당당하게 자기 할 말 다하는 삼순이를 많은 사람들이 옹호하고 사랑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아이러니하다며 글을 쓰고 있다. 삼순이는 중증 니코튼 중독같은 것이라고, 절대 있을 수 없지만 환각 때문에 잠시 좋아 보이지만 결국은 더 깊은 자괴감에 빠지고 말것이라고.
책은 비교적 읽기 쉽게 되어있었다. 무거운 내용도 많았지만 글이 한두장의 엮음으로 되있어서 더 빨리 읽을 수 있었던 것같다. 세상의 흐름과 개인의 진화를 보여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