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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두근 내 인생]
저자/역자
김애란,
출판사명
창비 2011
출판년도
2011
독서시작일
2012년 09월 19일
독서종료일
2012년 09월 19일
서평작성자
**

서평내용

 


 어디선가 꺄르르 박꽃 같은 웃음이 터져나왔다. 돌아보니 젊은 레지던트 하나가 간호사들에게 농담을 걸고 있었다. 나는 내 속 단어장에서 ‘추파’라는 낱말을 꺼내 만져보았다. 가을 추, 물결 파. 가을 물결 ‘예쁘구나, 너. 예쁜 단어였구나…’ 그런데 이성의 관심을 위해 보내는 눈빛을 추파라고 하다니, 하고 많은 말 중에 왜? 그러자 곧 그런 것도 모르냐는 듯 바람이 나를 보고 속삭였다. ‘가을 다음엔 바로 겨울이니까.’ 불모와 가사(假死)의 계절이 코앞이니까, 가을이야말로 추파가 다급해지는 시절이라고…귓가를 뱅뱅 돈 뒤 사라졌다. 나는 오래 전 추파를 추파라 부르기로 결정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가만 웃었다. ‘아! 만권의 책을 읽어도, 천수의 삶을 누려도, 인간이 끝끝내 멈출 수 없는 것이 추파겠구나’ 싶어 흐뭇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이 세상이 무탈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두근 두근 내 인생] 中, 김애란, 창비-


 


 이전부터 나이를 한 살, 한 살 넘기는 12월 31일이 될때마다 우스갯 소리로 난 이제 ‘늙었다’라는 표현을 종종 쓰곤 했다. 친구들과 모일 때마다 이제는 ‘갔다’는 표현과 함께 ‘이젠 20대 초반이 아니라, 중반이다. 나이 들었다’는 표현도 썼다. 그러면서 언젠가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름이’의 이야기, [두근두근 내 인생]을 보자 ‘늙었다’라는 표현을 쓴 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고 바보같았는지, 미안해지고 송구스러웠다. 누구보다 힘든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을 생각하며 장씨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아름이’의 마음은 너무나 이뻤다. 파란 풍선, 분홍색 풍선 어느 풍선보다도 아름답게 두둥실 하늘에 떠있는 ‘아름이. 조로증이 아니라 ‘한라산’처럼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나무와 세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책을 펴고 이틀 만에 다 읽은 책. 그 정도로 ‘아름이’는 너무나 매력있었으며 사랑스러웠다. ‘아름이’같은 아이를 갖고 싶을 정도였다. 많이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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