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에프스키의 소설 중에서도 명작이라고 평가받는 죄와 벌을 읽었다. 고등학교 때 읽고 올라온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다른 책과 착각한 듯 하여 대출하여 읽었다. 서평을 쓰기에 앞서 러시아 문학을 읽을 때 나에게 가장 힘든 점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외우기가 어렵다는 거다. 작기은 도스토에프스키의 이름은 물론이고, 이 소설의 주인공인 라스콜리니코프의 이름은 단번에 외워내기가 어렵다. 지금도 검색해서 쓰는 참이다.
이 소설은 불안한 정신세계에 빠진 라스콜리니코프가 전당포 노파를 살해하고, 살해한 이후의 더더욱 피폐해져가는 정신을 묘사한 작품이다. 소설을 읽다가 나 역시 라스콜리니코프와 같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만약 악한 인물이 있고, 그 인물에게 많은 돈이 있다. 그에게서 그 돈을 빼앗아 가난하여 불우한 이들을 돕는다면 이것은 죄가 될 것인가? 라스콜리니코프는 이 고민에 빠져 방황하다 결국 노파를 살해하지만 그 돈으로 가난한 이들은 돕지 못한다. 노파의 집에서 가져온 것을 모두 잊어버린 탓이다. 그러나 그는 그가 베풀 수 있는 최대한의 선함을 쏘냐와 그의 가족들에게 전해준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선을 위해 악을 제거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 믿고 노파를 살해했을 것이다. 비록 불안정한 정신상태였긴 하지만. 그러나 그 이후에 그는 기본적으로 선한 이였기 때문에 죄책감과 괴로움에 시달린다. 그런 고통 속에서 쏘냐를 만나 그에게서 구원받는 기분을 느낀다. 가장 바닥에 위치한 인물이라고 볼 수도 있는 쏘냐에게 말이다.(쏘냐는 일종의 창녀로 등장하니까) 어쨌건 선을 위해 악을 제거하여도 될까? 그 대답은 라스콜리니코프가 마지막에 복역하는 장면에서 느껴지듯, 옳지 않은 일이다. 그는 옳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죄책감을 느꼈고, 그 죄책감을 쏘냐를 통해 구원받기에 이르른다..
살인을 저지른 이후 방황하는 정신상태가, 고뇌가 생생히 묘사되어있는 책이다.
또 선과 악의 위치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