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저희 동아대 등록금이 4.9% 인상한다고 들었습니다. 7%대가 넘어가는 애초의 발표는 누군가의 말대로 정부가 발표한 5% 기준선을 맞추기 위해 협상하는 척하는 제스쳐라고 누군가 지적했던 것이 옳은 지적이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학생을 위한 학교, 교육을 위한 학교라는 한국의 전통적인 교육관이 더이상 가능하지도, 할 생각도 없다는 학교측의 입장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푸코의 ‘감시와 처벌’은 근대 이후의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교육이라는 제도가 어떻게 정치적, 경제적으로 이용하고 있는가를 정확히 지적해 주는 책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푸코의 저서들은 철학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푸코 자신 스스로도 ‘고고학’으로서의 책으로 봐주길 원합니다) 하지만 그의 책을 통해 국가제도에 함몰되는 요즘의 세대에 대해 의미있는 담론들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단지 고고학적인 연구서만은 아닙니다.
결론을 얘기하자면 현재의 교육제도에서 우리는 교육의 대상이 아닙니다. 조금 과장되서 말하자면 저희는 그저 ‘돈’입니다. 학교측은 무엇이든 ‘돈’을 더욱 끌어모으기 위해(실재적인 ‘화폐’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돈을 가져다 줄 ‘학생) 혈안이기 때문에, 이미 입학한(하기로 결정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 가질 필요 없습니다.
만약 이번 등록금 인상에 대해 불만이 많으시다면 푸코가 얘기하는 근대적인 교육제도의 모순들을 한 번 보시길 권합니다. 그가 생존했던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분명히 그는 오늘의 문제들을 확인하는 데 중요한 지점들을 짚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