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사랑이라는 이유로 사람은 얼마나 잔인해 질 수 있는가. 이 소설에서의 히스클리프를 보면 오해와 극복할 수 없는 환경 때문에 삐뚤어져 버려 결국 여러 사람의 인생마저 고통으로 빠뜨려 버리고 그 자신 조차도 평생을 비참하게 살 수 밖에 없었던 무서우리만치 가여운 사랑을 볼 수 있다.
어렸을 때 이 책을 읽었을 때와 달리 지금은 이 책을 다시 읽는 다는 것이 무척이나 힘이 든다. 아마 그 때보다 더 세상을 알게 되어서 그럴 지도 모르겠다. 그저 책속의 일이라고 느끼기 보단 세상에는 이러한 이해할 수 없는 감정과 동기들에 의해서 일어날 수 있는 잔인하고 복잡한 복수극이나 사랑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더 씁쓸하고 불행한 사랑이야기를 쉽게 읽어내려 갈 수 없기에 선뜻 읽기가 꺼려진다.
과연 히스클리프의 행동이 정당한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누구도 그 행동을 정당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를 비난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 것은 복수를 위해 타인을 불행하게 만들었던 그 스스로도 어긋나버려 갈 곳을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열정에 그 몸을 태워가며 불행했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 복수의 마지막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화려한 복수를 꿈꿨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죽지 않는가. 결국 사람에게 복수하는 법은 그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 뿐, 복수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후회로만 끝난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