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인 우수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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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용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도서명
저자/역자
빅토르 위고
출판사명
서교출판사
출판년도
2018-10-30
독서시작일
2021년 05월 09일
독서종료일
2021년 05월 13일

서평내용

잘못을 한 사람은 잘못을 뉘우치고 깨달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올바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레미제라블의 저자 빅토르 위고는 장발장을 통해 잘못된 행위에 대해 관용의 정신을 가지고 용서하면 행위자가 잘못을 뉘우쳐 올바르게 살아간다고 주장한다. 나는 저자가 미리엘 주교라는 성직자, 종교인을 등장시켜 용서와 관용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죄에 대한 회심과 회개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아 기독교적인 관점을 취하였는데, 개인에게 작거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범죄 사건을 이상적이고 허구적인 종교적 관점으로 용서한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실의 사건들에 기반하여 생각하면, 나는 범법행위를 처벌하지 않고 용서해줌으로써 범죄자가 회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장발장과 같이 찢어지게 가난하더라도, 범법행위를 하는 사람이 있고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미 의도적으로 법에 어긋나는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은 악의 성향이 그 사람의 마음속에 내재 되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람들을 용서해준다고 해서 다시 같은 행동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오히려 법에 근거한 처벌을 내려 위법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범죄자들을 분석해 보면, 강력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 중에서 대부분은 초범이 아닌, 이전에도 여러 번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경험이 있었다. 이를 봤을 때 저자의 주장과 같이 용서해줬을 때 자신의 잘못을 알고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소수이다. 따라서 용서, 관용을 통해 회심하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현실적으로 법대로 이행해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것이 범죄자에게 올바른 것이다. 또한, 장발장과 같이 생계유지 문제와 여러 가지 안타까운 이유들로 범법행위를 저질렀더라도 이는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개인의 사정을 일일이 헤아려 누구는 처벌하고, 누구는 용서해준다면 곧 아무도 법을 지키지 않게 될 것이고, 법의 존재 이유가 사라질 것이다.

레미제라블에서는 가난한 이들을 조건 없이 사랑으로 도와주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 인물은 돈을 벌면 가난한 사람에게 모두 나누어주고 자신이 입은 옷까지도 벗어줄 정도로 자비롭게 베푸는데, 과연 이 행동이 사회적으로 옳다고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 것은 좋지만, 연민의 감정으로 계속해서 도움을 주다 보면 스스로 일 할 생각은 하지 않고 계속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며 도움만을 원할 수 있다. 이는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좋지 않은 현상이다. 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한없이 베푸는 것 보다, 오히려 스스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일자리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주고, 남의 도움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자립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말하는 용서, 관용은 도덕적으로 범법행위가 아닌 가벼운 잘못에서 어느 정도는 필요하나, 그것을 잘 판단하여 적용해야 한다.

이 책은 장발장의 상황을 통해  \’개인의 딱한 사정으로 인해 범법행위를 저지른 사람에게도 관용의 태도가 필요할까?\’ 라는 윤리와 관련된 생각을 포함해 많은 생각이 들도록 한다. 따라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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