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인 우수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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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내어 읽는 즐거움
저자/역자
정여울,
출판사명
홍익출판사 2016
출판년도
2016
독서시작일
2020년 12월 28일
독서종료일
2020년 12월 28일

서평내용

소리 내어 읽는 즐거움

 

 

정채봉 들녘

 

네 잎 클로버 한 이파리를 발견했으나 차마 못 따겠구나

지금 이 들녘에서 풀잎 하나라도 축을 낸다면

들의 수평이 기울어질 것이므로

 

나는 어릴 적에 네잎 클로버를 갖는게 소원이었다. 그래서 토끼풀만 봐도 네잎 클로버라고 다 꺾어서 집에 들고 갔다. 매일 풀 속을 찾아대며 허구한 날 풀을 꺾어댔는데 지금까지도 그 부끄럼 많은 네잎 클로버를 본 적이 없다. 시인은 나와 생각이 조금 달랐다. 그는 그 찾기 힘든 네잎 클로버를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꺾으면 들의 수평이 기울어지기 때문에 꺾지 않았다. 내 욕구만 충족하려던 내가 이 시를 읽어보니 아차 싶었다. 시인은 그저 조그마한 풀이 들의 수평을 기울인다고 했다.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가 무심코 했던 행동이,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지. 또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는 과연 작은 것을 무시할 수 있는지. 사람들은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이름으로 소수의 의견을 무시한 채 다수에게 집중한다. 하지만 그 무시된 소수의 의견을 진짜 무시 할 수 있을까? 그 소수의 의견에 다수보다 더 좋은 것이 있다 해도 무시 할 수 있을까?

 

김개미 어이없는 놈

 

102호에 다섯 살짜리 동생이 살고 있거든

자전거 가르쳐 줄까 물어봤더니

자기는 필요 없다는 거야

자기는 세발자전거를 나보다 더 잘 탄다는 거야

 

우리 동 15층에 사는 꼬마들이 생각난다. 7살쯤으로 보이는 쌍둥이 남자애들인데 엘리베이터에서 자주 만난다. 그 날은 주말에 분리수거를 나가던 날이었다. 평소에 지하 1층으로만 다니니깐 나도 모르게 또 지하 1층을 눌렀다. 쌍둥이들이 내가 든 분리수거 가방을 보더니 누나 1층에 내려야 하는 거 아니야?”라며 또랑또랑하게 알려준다. 나는 고맙다하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는데 생각 할수록 애들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정여울 작가님도 이 시를 보고 나와 같이 아이들이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느꼈나 보다. 그런데, 시의 마지막 연이 나를 생각에 빠지게 만들었다.

나는 항상 아이들은 가르침을 받아야 하고 항상 나보다 못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왔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연을 보고 ! 우리도 아이들에게 배워야 할 게 있지. 아이들은 우리보다 잘 하는 것도 있어.’라고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의 질문이 생기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어른들이 아이들의 그 장점을 가둬 놓는 게 아닐까? 나는 예전에 우리나라와 서양의 등교상황을 비교해놓은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서양에서는 아이가 기상 하고부터 등교 할 때 까지 아이가 도와달라고 하기 전 까지는 엄마의 개입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침에 엄마가 깨워주고 지각할까봐 양치도 엄마가 다 해주고 밥도 떠먹여 줬다. 그 영상을 보며 그 정도는 애가 할 수 있을 텐데 엄마가 너무 챙겨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지나치게 챙겨주고 아이는 아무것도 하는게 없어서 저 정도면 아이의 자립심을 통제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이들이 발전할 수 있는 상황을 막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도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정채봉 어머니의 휴가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 엄마가 /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 반나절 반시간도 안된다면

5/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번만이라도 / 엄마! /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가지 억울했던 일을 일러바치고 / 엉엉 울겠다.

 

이 시는 왠지 더 나음을 담아서 소리 내어 읽고 싶었다. 어렸을 때는 친구랑 싸워서 울 때나 넘어져서 울 때나 항상 엄마라는 이 소리를 꼭 내면서 울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를 크게 부르며 울면 엄마한테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엄마는 항상 내 편이었고 내가 친구랑 싸워서 엄마한테 말하면 그랬어? 우리 딸 많이 슬펐겠네.’하며 꼬옥 안아주셨다. 시 한 글자 한 글자 꼭꼭 씹어 읽어보면 엄마가 얼마나 큰 존재였는지 느끼게 되어서 울컥한다. 나도 엄마와 떨어져 산다. 엄마와 아빠가 갑작스럽게 이혼하셔서 엄마를 2년 정도 보지 못했었다. 그때 이 시를 접했으면 나는 엄마를 만나서 무엇을 했을까? 그냥 엄마한테 안겨서 왜 말도 안하고 갔냐고 할까? 아님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엄마한테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할까? 과연 그 짧은 5분 동안 과연 하고 싶은 말은 전달 할 수 있을까?

 

소리내어 읽는 즐거움

 

사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글을 소리 내어 읽는 효과가 궁금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일로 지친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좀 더 내 목소리에 집중하고 싶어서 혼자 바다 여행을 갔다. 가까운 영도에 갔는데 사람이 드문드문 있었다. 나는 바다가 보이는 야외 카페에서 조용히 책을 낭독하는 내 목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똑같은 시도 여러번 읽고 목소리도 바꿔가며 여러사람의 입장으로 읽어보려했다. 이육사의청포도를 읽을 때 확실히 달랐다. 어린아이의 목소리와 감정으로 읽을 때에는 그냥 , 청포도가 먹고싶다.’ 이 정도였는데 70,80살 되신 할아버지의 감정에서 읽으니 뭔지 모르게 그리웠다. 나는 그 독서 여행을 떠나서 정말로 소리 내어 읽는 즐거움을 찾았다. 묵독을 하다가 점점 소리를 내며 읽으니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또 많은 사람들의 감정도 이해 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일상에 너무 지친 모든 사람이 한번쯤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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