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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저자/역자
최은영
출판사명
문학동네
출판년도
2019-06-20
독서시작일
2021년 06월 06일
독서종료일
2021년 06월 06일
서평작성자
이*서

서평내용

내게 무해한 사람은 쇼코의 미소 이후 두 번째로 접한 최은영 작가의 소설이다. 쇼코의 미소와 결이 비슷했다. 사람들이 외면하려고 애쓰는 관계의 서늘한 구석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점이 두 소설 모두 뚜렷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사실 읽으면서 조금 피곤했다. 누군가를 배반하거나 상처 주었던 순간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싶지 않다.

누구나 소중한 관계가 있다. 절대 상처 받지 않았으면 하는, 그 사람에게만큼은 세상이 조금 관대했으면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말과 행동도 그 사람의 그늘을 이룰 수 있다. 견고한 관계일수록 조심하게 되는 이유가 그래서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어? 하는 사이에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때가 있다. 혹은 잠시나마 마음을 먹고 남에게 상처를 준 다음 바로 죄책감을 느낄 때도 많았다. 소설을 다 읽은 다음 본 작가의 말이 크게 와닿았다. 사람이 주는 고통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몸소 깨달은 바가 있어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나 역시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야기를 나눌 때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어떻게든 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 포인트는 \’그럼에도\’다. 그럼에도 다들 좋아하는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관계를 맺고 있고, 그럴 수 있기 때문에 더 성장할 수 있다.

또 냉소적인 사람만은 절대 되고 싶지 않다. 내가 그냥 나이기만 할 때는 어떻게 지내든 별 상관이 없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더 이상 나가 아니라 우리가 되는 때가 온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는 인식으로 묶일 때. 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 변화할 때 우리는 자신 스스로에게 더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같은 맥락에서 공감한 책의 문구가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단지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안도감을 준다. 나를 세상과 연결시켜준다는, 나를 세상에 매달려 있게 해준다는 안심을 주는 사람.​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고, 서로를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 아무리 애틋한 관계일지라도 서로 완전히 다른 존재라는 점을 자각하면 쓸쓸함을 느낄 수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나\’로서 존재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더 하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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