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북경청년보가 2000년에 ‘한류(韓流; Korean Wave)’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이래, 한류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90년대 말 외환위기로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당시, 한류의 부상은 문화 수출국의 자긍심과 국가경제에 일정 부분 기여했을 만큼 지금까지도 문화적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경제 부문에서도 한류의 기여도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2016년 한국의 사드배치 문제로 야기된 한·중 간 갈등 속에서도 중국의 청소년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콘텐츠 및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K-pop 등 기존에 한류를 이끌었던 문화콘텐츠와 아울러 게임, 뷰티, 패션 등 영역의 다변화와 SNS 등을 활용한 한류 소비 및 향유 방식의 변화가 청소년 세대를 중심으로 목격되고 있다. 중국 내 한류 현상을 문화우월주의 또는 경제적인 목적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반한류 또는 혐한류를 유발 또는 심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양국 모두의 이익에 저해되는 것으로, 소통과 상생의 관점에서 한류 현상을 활용 및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① 중국 청소년들의 한류 인식 및 수용 실태를 파악하고, ② 한·중 간 문화교류 및 한국의 이미지 제고 등 소프트파워(soft power)에 미치는 한류의 영향력을 고찰하여, ③ 중국 내 한류의 지속·발전을 위한 시사점을 파악하고 정책방안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중국 충칭,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청두, 옌볜에 거주하는 10대와 20대 청소년 총 1,25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또한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내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10대와 20대 청소년 대상 FGI와 전문가 의견조사도 함께 수행하였다. 설문조사는 한류로 통칭되는 문화콘텐츠에 대한 인식과 이용 현황, 문화경쟁력 그리고 향후 전망에 초점을 맞췄다. 인구사회학적 요인으로 본 한국 문화콘텐츠의 주요 소비층은 '해안 대도시에 거주하는 고소득의 20대 여성'으로 나타났다. 10대보다는 20대가, 남성보다는 여성이, 내륙(충칭, 청두, 옌볜)보다는 해안(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지역에 거주하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구 소득의 젊은이들이 한국 문화콘텐츠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많고 우호적이었다. 중국 청소년들이 한국 문화를 접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은 중국 소셜미디어로 특히 영상물에서 중국 소셜미디어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였다. 이용매체를 인터넷 기반 뉴미디어와 레거시미디어로 분류했을 때 뉴미디어는 예능(92%), K-pop(90%), 드라마(88%), 영화(78%)를 거의 독점적으로 청소년에게 전달해주는 플랫폼으로 밝혀졌다. 한국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사용은 한국 상품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인구사회학적 요인을 통제하고 실시한 회귀분석에서 한국 드라마, 예능, 가요, 영화의 모든 장르 소비가 한국의 뷰티/패션 상품 구입과 유의미한 관계를 보였다. 한류 대중문화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IT 상품 구매에서도 여전했는데 뷰티/패션 소비는 여성이, IT 상품 구매는 남성이 주도했다. 5년 전과 5년 후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중국인 전반의 관심도 추이를 물어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젊은이들의 현재 한류 관심도는 5년 전에 비해 소폭 증가 했으며(5점 만점에 평균 3.4점으로 ‘비슷’에서 ‘대체로 증가’ 사이 위치) 5년 후도 소폭 향상 될 것으로 내다봤다(평균 3.3). 그러나 5점 척도로 측정된 이 질문에서 '대체로 증가(4점)'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은 점으로 볼 때 향후 한국의 드라마나 K-pop을 향한 이전과 같은 호응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중국의 전반적인 대중문화 콘텐츠 수준과 국제적 위상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중국 청소년들의 자국 대중문화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과 기대감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 문화콘텐츠의 수준을 현재 자국 문화콘텐츠가 넘어섰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9.3%를 차지하였으며, 응답자의 삼분의 일은 적어도 5년 내 한국 문화콘텐츠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중국 청소년 10명 중 9명 이상이 10년 내 자국의 문화콘텐츠 수준이 한국 문화콘텐츠 수준을 능가할 것이라고 응답하였거나 현재도 한국 문화콘텐츠와 견주어 뒤떨어진 수준이 아니라고 응답하였다는 것은 한국 문화산업계가 주의 깊게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 한·중 간 외교적 갈등이 있을 때 한국 문화콘텐츠의 소비를 줄일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중국 청소년 응답자 10명 중 7명꼴로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마찬가지로 한국 공산품에 대한 구매를 줄일 것으로 응답한 중국 청소년 응답자의 비율이 70%를 상회하였다. 사드배치에 따른 한·중 간 갈등이 실제 한국 문화콘텐츠의 소비와 한국 상품의 구매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