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현대미술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이미지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미술의 세 유파인 상징주의, 초현실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을 대상으로 하여 그로테스크 이미지의 개념, 내용, 형식 측면을 상호 비교·분석했다. 상징주의는‘내면 세계’의 그로테스크 이미지, 초현실주의는‘무의식 세계’의 그로테스크 이미지, 포스트모더니즘은‘해체된 세계’의 그로테스크 이미지를 다루고 있는 점에서 상호 차별적 특성을 지닌다. 내용상으로 상징주의에서는 비현실적인 우화의 세계, 주제의 기이한 병치 등구상적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초현실주의에서는 데페이즈망 기법을 활용한 꿈의 세계, 수수께끼 같은 초현실의 주제가 중심이었다.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차용된 주제가 부각되었으며, 신체의 해체나 결합에 의한 그로테스크한 공포의 작동이 주목되었다. 형식상으로는 상징주의에서는 전통적인 회화 매체 즉 캔버스에 유채를 주로 활용했으나, 초현실주의에서는 전통적 매체와 함께 모순된 오브제 결합, 콜라주, 프로타주 등을 적용하였다.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대중문화를 활용한 그로테스크 이미지가 늘어났고 여러 첨단 테크놀로지의 적용으로 매체가 크게 다변화되었다. 이 연구의 각 장에서 분석한 주요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적 범주에서 보면 그로테스크는 추의 영역에만 해당되지 않으며 숭고와 골계, 그리고 성격미 등 넓은 영역에 걸쳐 해당된다. 또한 그로테스크는 대립적인 것들의 충돌, 허구와 실재 사이에 존재하는 함축적인 개념이다. 다시 말해 현실과 비현실의 뒤얽힘으로 합리적인 형태가 없으며 경계가 모호하다. 이는 극단적인 왜곡, 과장, 부조화, 끔찍함, 부조리, 기묘함, 섬뜩함, 패러디, 풍자, 아이러니 등과 관련하여 체험되는‘비정상성’이라 정의된다. 특히 그로테스크 이미지는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기괴한‘신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따라서 그로테스크의 본질적인 부분에는 비정상적인‘신체’가 중심에 있다. 둘째, 상징주의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이미지는 세기말 사회현상과 더불어 여성혐오의 분위기와 신화·성서적 표현으로 대표된다. 전자는 퇴폐적 색채를 강하게 띠며 통속적인 도덕과 양식에 반항했다. 관능을 추구하고 불건전, 변태 등 타락의 정도가 심각하면서도 신비적인 인간성의 일면을 강조했다. 후자는 신화나 성서 등 환상적인 주제로 미적 세계를 추구하고 상징적 해석을 통해 궁극적인 신비를 이끌어내려 했다. 상징주의에서는 습관적인 사물에서 벗어나 모든 감각이 뒤틀렸을 때 목격되는 새로운 상태를 시적(詩的) 이상으로 보려했다. 그리고 상징주의 그로테스크의 주관적 표현, 왜곡된 형태 등의 요소들은 직접적이고 연속적으로 표현주의로 이행되었다. 셋째, 초현실주의 그로테스크가 등장하는 과정에서 추상미술이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프로이트의 무의식에 대한 정신분석이론이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초현실주의 그로테스크에서는 언캐니가 그로테스크의 기본 속성으로 등장하며 이것은 상징주의에서 불명료했던 내면세계에 명확한 의미를 부여하였다. 초현실주의 그로테스크는 데페이즈망 기법을 활용한 꿈의 세계, 수수께끼 같은 역설적 주제를 이미지로 다룬다. 넷째, 포스트모더니즘 그로테스크의 성립에는 미셀 푸코(Michel Foucault)와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 등 탈구조주의·해체주의 개념이 배경을 형성했다.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은 그로테스크 이미지를 대중매체와 대중문화에 접목시키면서 상업적 방식으로 접근한 점도 특징이다. 그들은 복제·차용을 통해 원본성의 신화를 파괴하고 대중들에게 충격을 주는 것을 즐겼다. 특히 유럽 전통 동화는 포스트모더니즘 그로테스크 작가들에 의해 미학적으로 새롭게 해석되었고 이것은 다시 대중문화로 재생산되었다. 그로테스크 이미지 차용에 있어서 포스트모더니즘은 초현실주의의 차용보다 광범위하고 성격도 다르다. 신체의 해체에 의한 그로테스크한 공포의 작동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이며,‘해체된 신체 이미지’는 익숙한 신체이미지가 아닌 변형되거나 절단된 신체이미지로 신체의 소멸과 부재를 의미한다. 이 연구를 통해 그로테스크의 특성이 단순히 부정적인 의미에서 혐오스럽고 괴기스러운 성격을 지닌다는 종래의 통상적 견해에서 벗어나 다양한 표현방법의 확장과 창조적인 전달방법의 하나로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그로테스크의 시대적 변환과정을 통하여 그로테스크가 상상의 영역에서 시작해 현실과의 혼합으로 확장됨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상상이 현실과 혼합된 표현은 그로테스크가 작가주의적인 관점에서 미술에 근원을 가지는 것을 가능케 하였다. 이 연구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전근대 그로테스크와 구별되는 현대 그로테스크의 특징을 규명하는 것이었다. 전근대 미술의 그로테스크가‘현상적 그로테스크’라면, 상징주의 이후 현대미술의 그로테스크는 공히 이들과 구분되는‘심리적 그로테스크’라는 특징을 지닌다. 직접적·표출적인 성질을 띠고 있는 전근대 그로테스크 이미지는 괴기스럽고 강렬한‘현상적 그로테스크’인 반면 현대 그로테스크 이미지는 심리적·심상적 성질을 띠고 있는 것이다. 현대미술의 그로테스크 이미지를 전근대와 구분하여 한마디로 정의 하자면‘내면의 소리(Sound of inner side)’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점과 관련하여, 언캐니는 좁게는 초현실주의에 적용되지만 그것을 넘어서 포스트모더니즘까지 현대미술 전반에 걸쳐서 그로테스크 이미지의 설명요소가 될 수 있다.‘억압’이나‘낯섦’의 개념은 현대사회의 특징인 소외에서 오는 것이며, 그로 인해 발생된 감성은 삶의 한 부분이다. 다만 세부적인 특성에서는 각 유파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상징주의 그로테스크가 인간의 심리적 세계에 대해 의연히 불명확하고 모호한 접근을 하고 있다면 초현실주의 그로테스크는 무의식의 세계를 상정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은 탈구조주의의 영향을 받아 그것에 대해 해체적·파괴적 특성을 부여한다. 오늘날 포스트모더니즘 그로테스크 이미지는 대중매체에 의해 무한히 희석되고 확장된 형태로 미술뿐만 아니라 디자인, 광고 등 현대문화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현대미술 보다는 디자인 등의 영역에서 그로테스크 이미지의 적용과 연구가 활성화되어 있다. 향후 미술 영역에서도 그로테스크 이미지에 대한 다양한 접근들이 이루어지고 연구의 깊이도 더해져서 새로운 담론들이 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A key motivation for this study is to characterize the grotesque image in modern art. It can be defined and compared with each other by its concept, content, and form in the analysis of three different categories; Symbolism, Surrealism and Postmodernism.These art movements offered unique subjects, respectively. Symbolical grotesque well portrayed 'the inner world', Surreal grotesque reflected 'the unconscious world', and Postmodern grotesque described 'the world of distortion'.In context, symbolism allegorized marvelous themes into unrealistic fables or juxtaposition. Surrealism depicted the world of dreams or surreal imagery, using dépaysement. In postmodernism, the dismantled or combined body which generates the culmination of fears embodied subject.As a matter of form, symbolism mainly used traditional painting technique like oil painting on canvas. In addition to conventional method, surrealism applied combination of contradictory objects, collage, and frottage. Postmodernism has greatly diversified mediums by acquiring advanced technologies and increased the grotesque images using popular culture.The main points analyzed in each chapter of this study are summarized as follows.First, in an aesthetic category, grotesque does not correspond to the classical notion of monstrosity, but covers a wide range from sublime to humor. Grotesque refers to the collision of extreme contrasts and an implicit concept between fiction and reality. In other words, there is neither a concrete shape nor a distinct boundary due to entanglement of the rational and the irrational. This is defined as an 'abnormality' which is experienced in relation to utmost distortion, exaggeration, disharmony, horror, absurdity, strangeness, eerie, parody, satire, and irony. The grotesque image, particularly, is closely relevant to the bizarre 'body' which is far from the beauty, and thus the essential part of the grotesque is the abnormal 'body'.Second, the grotesque image in symbolism was represented by the trend of misogyny and mythological expression along with the social phenomenon in the end of the century. The former resisted against common morality and was strongly interested in the decadent and taboo topics. However, it emphasized an aspect of mysterious humanity despite of the severe depravity, sexuality and fascination. The latter pursued an aesthetic world with fantastic themes including myth or the Bible, and tried to draw the ultimate imagery through symbolic interpretation. Apart from the habitual things, symbolism tried to find the new state when all the senses were distorted. The elements of the symbolic grotesque had an important influence on expressionism and surrealism, which descend directly from symbolism. Third, the abstract art played a leading role in the emergence of surreal grotesque. In addition, Freud's psychoanalytic theory upon unconsciousness also has had a great influence. Given a clear meaning to the inner world that was ambiguous in symbolism, uncanny emerged as the basic foundation of surreal grotesque. Surreal grotesque contained the paradoxical theme of mystery and imaginary world of dreams through dépaysement.Fourth, the notion of deconstructionist Michel Foucault and Jacques Derrida built up postmodern grotesque. Postmodernism carried out grotesque image with mass media and pop culture by commercial approach. It enjoyed breaking the originality and shocking the public through reproduction. European fairy tales have been newly interpreted aesthetically by postmodern artists and reproduced into public culture. In the use of grotesque image, postmodernism is more extensive than surrealism. The fear from dismantled body is a feature of postmodernism. The 'disassembled body image' represented not a familiar body but a deformed or cut body which meant the disappearance and absence of the body.Grotesque was simply a result from the transgression of norms and marked a turn in asesthetics generally toward a fascination with the ugly, disgusting and bizarre: a kind of "negative" aesthetics. Unlike the established perspective, this study could demonstrate grotesque as one of creative expression methods. Furthermore, it can be confirmed that the grotesque from imaginary area expanded to reality through the chronological transformation of grotesque.One of the main concerns of this study was to distinguish modern grotesque from pre-modern grotesque.Pre-modern grotesque is considered as 'phenomenological grotesque' while modern grotesque since symbolism is regarded as 'psychological grotesque'. The pre-modern grotesque image, which is direct and expressive, is a strange and intense phenomenal grotesque. Whereas, modern grotesque image is psychological and imaginary. Differed from pre-modern, modern grotesque can be called 'Sound of inner side'. That is, uncanny is narrowly applied to surrealism but widely explains throughout modern art including postmodernism. The emotion of 'oppression' or 'strangeness', for instance, came from the alienation and modern society, as a part of life.However, there is a difference in details. Symbolism has an unclear and ambiguous approach to human's psychological world. Surrealism approaches scientifically with a background of unconscious world. Postmodernism influenced by post-structuralism shows deconstructive and destructive grotesque.Current postmodern grotesque images apply across design and advertisement as well as art. In fact, the research on grotesque image in Korea is more active in the field of design rather than modern art. Therefore, the advent of new theories and discussions about grotesque images in art is exp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