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하는 일들이 돈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를 무능하고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단죄할 수는 없었다.
그가 세상에 소용없는 사람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자는 세상의 그 많은 소용 있는 사람들이 행한 일들 모두가 진실로 세상에 소용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가 하는 일들이 돈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를 무능하고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단죄할 수는 없었다.
나 나름대로 성실하게 책상에 앉아 있었지만 결과가 파울이면 아무런 변명을 할 수가 없었다. 공을 치기 전까지 내 공이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생각이 나를 얼어붙게 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나쁘게 대하는 법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가장 나쁜 건 서로에게 나쁘게 대하지도 못하는 그 무지 안에 있었다.
서로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했던 그런 태도가 서서히 그들의 사이를 멀게 했고, 함께 살았던 시간 동안 쌓아왔던 마음들도 더이상 그 관계를 지탱해주지 못했다.
삶이 유한하다보니 내가 부디 그 순간이 다시 찾아와도 표현의 기회를 더는 놓치지 않기를 바라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기댐을 받는 잔잔한 힘에 앞으로도 계속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살다보면 서로 마음이 통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성이든 동성이든) 나의 이 감정을 표현해주고 싶은데 이상하게 그게 마음처럼 안 될 때가 있다. 마음처럼 안 되기만 하면 다행이게, 어떤 날은 그 마음이 이상하게 꼬일 때도 있다. 정확히 무슨 감정인지 설명하기 힘든, 어찌보면 치기 어린 순간이기도 하며 어찌보면 먹먹하고 아쉬운 그 순간에 작가는 (<내게 무해한 사람> 때도 느꼈지만) 정확히 우리를 다시 데려다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