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이 되던 1895년 어머니를 잃은 충격으로 신경증 증세를 보인 후 수차례의 정신 질환과 자살 기도를 하는 우울함에 찌들어 피어난 꽃 버지니아 울프. 20세기 영국 문학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로서 뛰어난 작품 세계를 일궈놓은 선구적 페미니스트이다 1907년 블룸즈버리 그룹을 형성하여 화가 덩컨 그랜트, 경제학자 J. M. 케인즈, 소설가 E. M. 포스터, 후에 남편이 된 레너드 울프 등과 함께 문화와 사회에 대한 폭넓은 주제로 모임을 가지면서 울프는 세계 현대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지성인으로 떠오른다. 울프는 그동안 남성작가들이 전통적으로 구사해온 소설 작법에서 벗어나 특유의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남성과 여성의 고착화된 질서를 뛰어넘어 단순히 여성적 불평등의 해방의 차원이 아닌 부족한 인간 해방의 깊은 문학을 지향했다. 아울러 이성적 언어 이전의 ‘의식의 흐름’을 통해서 죽음과 삶에 경계를 두지 않았으며 궁극적으로 행복을 지향한 점에서 타 작가와 다른 점이 엿보인다. 그녀는 백 년 전 이미 현대 여성으로 살아갔으며, 자유롭고 진보적인 예술 활동으로 주목을 받았다. 작가로서 울프는 내면 의식의 흐름을 정교하고 섬세한 필체로 그렸다. 특히 ‘자기만의 방’이 형상화했던 여성의 물적, 정신적 독립의 필요성과 경험의 가치는 오늘의 인식과 문학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번역가는 역자후기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또한 냉철하게 자기 자신과 자신이 살던 동시대를 꿰뚫고 앞날을 예언한 천재였다”며 “여성의 교육과 사회 진출을 억제해 온 남성 중심의 문명사회에서 자신이 일반 중산층 여성들과 근본적으로 같은 처지란 것을 철저히 인지하면서 사회구조와 맞물린 성의 불평등성 문제를 전면적으로 제기한다.”고 평했다.
가장 먼저 든 감상은 버지니아 울프라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과 함께 역설적으로 인간의 잠재의식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문학, 나아가 창조하는 행위는 창조자가 우울함에 깊이 빠져있을 때 폭발적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정말 많다. 단지 버지니아 울프에게만 국한된 이야기를 하지 않고서 일반인_글을 전문으로 쓰지 않지만 글로써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지성인_ 중에선 특히나 실패를 경험한 후와 같은 극에 치달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재능을 발휘해 달필로써 인정받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인간은 우울 감을 문학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어떤 잠재능력을 지니고있음을 알 수 있는데 버지니아 울프는 객관적으로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면서 그를 문학으로 승화시키며 19세기 중반이라는 오래전에 벌써 현대인의 시각을 같게된 선구안을 지닌 작가라고 생각된다. 자신의 우울감을 바탕으로 글을썼기에 누구보다 소설속 인물에게 깊게 감정이입을 할 수있었고, 그로인해 탄생된 명작들은 가히 최고라고 불려도 된다는점이 정말 멋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