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로서 바라 본 섬유예술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회화나 조각 분야 등의 영역 사이를 넘나들면서 함께 공존하고 있다. 20세기 한국 미술사의 흐름에서 섬유미술의 전개과정을 살펴보면 1940-50 년대 염직공예의 등장과 확산이 1980 년대에 들어서서 ‘섬유예술’ 혹은 ‘섬유미술’ 로 불리워지기 시작 하였다. 생산에 목적을 두고 기술적인 측면으로부터 발전을 해온 섬유에 대한 연구가 점차 그 위에 예술성을 첨가한 복합예술로서 빠르게 자리매김 해 오고 있다. 그러나 급속도로 전개되어 온 진행과정과 실용미술과 순수미술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 치우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예술의 한 분야로 계속 존립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양식과 기법 위에 다양한 재료와 기술의 도입을 통하여 참신하고 독자적인 예술적 사고를 가지고 개척해 나아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본 연구자는 일반적인 직물 재료와 포장 등에 널리 사용되는 PVC필름을 이용한 작품을 연구하여 섬유조형에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불어 넣어 줄 소재를 개발하고자 하였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른 성질의 소재들 사이에서 겪게 되는 충돌과 조화로 새로운 것들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PVC필름의 큰 물리적 특성인 투명한 성질을 이용하여 시각과 촉각을 중시하는 예술적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관념적으로 투명함이 주는 애매모호한 이중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작품 안에서 스티치의 반복과 레이어드를 통한 숨김과 드러냄의 과정으로 표현하였다. 그것은 실재에 대한 탐구이며 극단적이지만 공존할 수밖에 없는 양면성에 대한 혼란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투명함으로써 살릴 수 있는 스티치의 흔적과 레이어들 사이의 겹침 현상은 마치 인간이 비치는 옷을 입었을 때 속내까지 들켜버린 것 같은 심리를 갖게 되는 상황과 흡사하다는 생각에서 착안하여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연구하고 사용하게 되었다. 본 연구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가기 위하여 플라스틱 필름을 직물과 혼합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법에 관하여 실험하였다. 소재와 기법들에서 오는 표면적인 특성들과 연결 지어 다각도의 측면으로 바라본 인간의 이중적 모순을 작품으로서 전달하려고 노력하였다. 수많은 미술표현기법과 개념이 생기고, 영역이 확대되어감에 따라 섬유예술 분야 역시 경쟁력을 높이고 이어나가기 위한 작품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From the perspective of contemporary art, "fiber art" exists in both the painting and the sculpture realms simultaneously. Looking at it in the historical context of the 20th century Korean art, the appearance and the permeation of the dyeing technology in the 1940s-1950s gave impetus for a discipline that was recognized in the 1980’s as "fiber art." By adding artistry to the study of textile, which originated solely for the purpose of manufacturing and production, it quickly became part of the art using mix-media. However, in order to survive as a discipline in the art world, relentless studies and efforts?to overcome the problems of the haste process of progress as a discipline, and whether it will lean towards practical art or "pure" art?is necessary. To do so, one must revolutionize the field with new and original attitudes through the usage of more diverse materials and techniques on top to the traditional modes and skills.By studying fine works done using PVC films, used generally as textile material or in packaging, I intended to develop a subject matter that will inspire a new artistic value. It is an attempt to express a unique work of art by creating something from collisions and harmonies of materials with apparently ill-matched properties.I, as much as possible, put a great emphasis on the importance of sense of sight and touch, for unique artistic characteristics, by making most of the distinctive physical quality of a PVC film, namely its transparency. Furthermore, I focused on the notion of ambiguous dualism that comes from the idea of transparency. My work shows this dualism through the process of hiding and exposing via stitches and layering. This process is, on the one hand, a pursuit of reality, and an expression of confusion from extreme yet inevitable existence of dualism, on the other. The fact that I thought this phenomenon?of the ability to express traces of stitches and layers of overlaps, due to the transparent nature of PVC films?resembled human beings wearing transparent clothes, gave me a method for expressing the subject matter at hand and became my focus for this study.This project mixed textile and plastic films together and studied effective techniques to express the subject matter in order to construct a unique piece of art. I tried to convey though my work the different perspectives from which we can see the dualistic contradictions of humanity by connecting the superficial qualities that comes from materials and techniques. The reason is that I thought persistent efforts for fiber art are necessary to heighten the competitiveness and to maintain it as a discipline vis-a-vis numerous ways of expressing artistic techniques and concepts which is ever exp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