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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의 열매
저자/역자
한강
출판사명
문학과지성사
출판년도
2018-11-09
독서시작일
2022년 11월 17일
독서종료일
2022년 11월 18일

Contents

소설은 남편이 아내의 몸에서 피멍을 처음 본 것으로 시작한다. 처음에는 어디선가 뒹굴 었거나 넘어진 줄 알고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멍은 점점 더 깊고 심해졌으며 호전되 지 않았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지만 아무 이상도 없었고 아내는 갈수록 죽어가는 사람처 럼 변해가고 있었다. 남편이 출장을 갔다 온 후 발견한 아내는 온몸이 진 초록색으로 변했 고 베란다의 쇠창살을 향해 무릎을 꿇은 채 두 팔을 만세 부르듯 치켜올린 채로 있었다. 오 히려 이전과 달리 푸르스름하던 얼굴에는 상록활엽수의 잎처럼 반들 반들거렸고 시래기 같 던 머리카락도 윤기가 흘렀다. 아내가 물을 달라는 신음 소리에 남편은 홀린 듯 끼얹었고 몸은 거대한 식물의 잎사귀처럼 파들거리며 살아났다. 이후 아내의 몸에는 사람의 흔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고 볼 수조차 없었다. 아내의 손과 머리카락이었던 잎사귀들은 떨어져 내렸고 입이 오그라 붙었던 자리가 벌어지면서 열매가 쏟아져 나왔다. 남편은 이 열매를 직 접 맛보고 새로운 화분에 심으며 소설은 끝난다.
처음에는 역시 한강 작가님의 소설이라 기괴한 이해하기 힘든 소설이라고 생각했지만 곧 이어 처음부터 남편에게는 아내가 없었고 집에 있는 식물을 아내로 여겨 의인화를 시킨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또는 아내의 말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각박한 도시에서 통제된 삶을 살다가 죽었고 이후 남편이 그녀를 그리워한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후자가 맞을 수 있 다. 연애시절부터 아내는 모아둔 돈을 전부 털어서 떠나 나쁜 피를 갈아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남편과 결혼을 하게 되면서 꿈을 포기했고 도시에 살면서 자주 잔병을 앓거나 베란 다 유리문에 뺨을 붙이고 서 있거나 새벽에 큰 소리가 나면 깜짝 놀라며 몸을 떨었다. 이후 식물이 된 아내는 사람일 때보다 더 활력을 찾고 밝아 보였다. 이러한 모습들을 통해 누군 가에게는 도시의 삶이 죽고 싶을 만큼 힘들고 지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 정도 공감했다. 신자유주의 이후 자본주의 체제가 자리 잡은 뒤 도시에서 성공하여 사는 건 참 힘들고 고된 일이다. 현재 우리들도 취업을 하기 위해 대학을 하나의 스펙으로써 다니고 있 고 이후 성공하기 까지는 얼마큼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또한 내 집 마련을 하고자 수없 이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교직과목 교수님이 하신 말씀도 떠올랐다. 인간은 본래 우주 및 자연에서 오는 존재이며 우리가 등산을 하거나 공원에서 산책을 할 때, 즉 자연과 가까워질 때 인간은 편안함을 느 끼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했다. 이 말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게 이 소설이라고 생 각했다. 전 세계가 신자유주의 및 자본주의 체제를 바탕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모 습을 해결하기는 결코 어렵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구조나 체제, 관점에서는 더 어려울 것이 다. 그 속에서 메말라 죽어가지 않기 위해 나만의 방법을 찾을 것이고 결과와 성공만을 지 향하는 것보다 주위의 다른 것도 함께 보며 천천히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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