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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진 곳
저자/역자
장은진
출판사명
민음사
출판년도
2020-01-31
독서시작일
2022년 11월 14일
독서종료일
2022년 11월 15일

Contents

주인공 자매는 사기를 당한 뒤 외진 동네의 외진 곳으로 오게 되었다. 그들은 네모집, 즉 중앙의 마당을 둘러싸고 ‘ᄆ’자 형태로 9개의 방이 이어져 있는 곳에서 살게 되었다. 그 중 9번방은 네모집에서 모서리에 해당하는 끝 방으로, 바람에 창문이 떨리고 냉기가 차오르 며 옆방 소리가 다 들리는 공간이다. 또한 신발을 신고 긴 마당을 지나야 있는 공동화장실 과 코인세탁기, 공용 부엌, 샤워실 등이 있는 곳으로 가난과 그것이 몰고 온 온갖 불편함들 을 감내해야 한다.
그들 외에 네모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사람들 또한 사정을 말하지 않아도 비슷한 처지를 가졌다. 점차 바깥으로, 중심에서 먼 변두리로, 어둡고 냄새나는 구석진 자리로 오게 된 네 모집의 사람들을 통해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버려졌다고 느껴졌다. 즉, 성공하지 못해 결국 자본주의에서의 패배자가 되어버린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네모집의 사람들은 영원히 패배자로 낙인찍힌 채 살지 않기 위해 엉덩이를 방바닥에 반만 내려놓고 임시로 살 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언제든 튀어나갈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서로 인사를 하지 않고 되도록 마주치지 않은 채 각자 살고 있다 보니 고요하게 보이지만 실패와 좌절을 감내하고 있거나, 어떤 곳보다 더 많은 절망을 품고 사는 곳이니만큼 어쩌면 죽기 살기로 버티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왔고 3번방 여자의 전 남자친구가 횡포를 부리고 감 을 통해 외진 네모집도 결국 일반적인 사람들이 사는 곳과 마찬가지로 낭만과 현실감이 전 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주인공 자매의 동생은 그토록 갑질을 행하는 편의점을 그만두고 새로운 곳으로 알바를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가깝게 지낸 일본인 친구 덕분에 일본 의 경기 호황를 알게 되었고 건너가게 된 것을 보아 점차 네모집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그전까지는 5번방 남자와 마주쳐도 그곳에 오래 살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서로 인사 를 하지 않았는데 눈 오는 날 함께 눈사람을 만든다든지, “오늘은 좀 늦었네요.”라며 말 을 거는 모습을 통해 차갑기만 했던 현실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속에 구체적인 연도는 없었지만 ‘일본의 프리터로 사는 젊은 사람들’이라는 구절 을 통해 2000년대라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IMF 외환위기에서 벗어난지 얼마 안 된 시 기로 신자유주의 시스템이 막 도입되어 무한 경쟁 속에서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상황이었 다. 한참 조기 퇴직과 알바, 비정규직자가 많이 생겨났으며 주인공 자매 또한 알바, 비정규 직 상태였다. 네모집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통해 2000년대의 상황을 알 수 있었고, 그들이 처한 각박한 현실은 현재 우리도 충분히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과 단점이 많은 건 분명하지만 이를 동의하는 입장에서 이 글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패배자가 되지 않게 노력해야겠다는 것이다. 즉, 현재 임용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이 글 은 공부하는 데 더욱 자극을 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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