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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도 달과 6펜스가 있다면
저자/역자
서머싯 몸
출판사명
민음사
출판년도
2000-06-20
독서시작일
2022년 10월 16일
독서종료일
2022년 10월 19일

Contents

달과 6펜스

물질적 삶과 세속의 6펜스

내면의 추구를 향한 달

안정적이고 세속적인 현실주의적 6펜스와

감성적이고 내면을 향한 낭만주의적 달

주인공 스트릭랜드는 달을 향해 6펜스를 내던진다.

아내와 자식까지도 버리곤 그림이라는 꿈을 향해 떠나는 스트릭랜드는 비정하고 감정이라는 것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처럼 비춰진다. 하지만 죽기 전 스트릭랜드는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두 번째 아내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 스트릭랜드의 모든 행동은 정당화 될 수 없지만 달과 6펜스라는 제목과 주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상과 현실, 달과 6펜스.

저마다 추구하는 가치는 다르다. 스트릭랜드는 달을 택하여 현실로부터 도피하였다.

하지만 궁극적인 삶의 목표가 이상이라 하여도 그것이 완벽한 영적으로의 도달, 순수로의 회귀는 아니다.

우리는 달을 향해 모든 것을 내던진다 하여도 6펜스의 삶으로부터 달을 꿈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이상하게도 사랑에 대한 대목에 눈길이 갔다.

스트릭랜드가 모든 것을 버리고 사라졌는데도 그를 용서할 수 있다는 부인,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모든 걸 내어준 스트로브를 버리고 스트릭랜드를 선택한 블란치. 그럼에도 여전히 블란치를 사랑하고 오직 걱정하며 죽을 때까지 보필한 스트로브…

나는 이 대목들을 읽으며 사랑이란 무엇일까 에 대하여 생각했다.

물론 나도 사랑을 하고 있지만, 그렇기에 더 알 수 없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을 할 때 우리는 스스로 객관적 판단이 불가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실수를 하고, 상처를 받고 방황한다.

달과 6펜스 속 스트로브는 맹목적 사랑을 보여준다. 약혼한 남자로부터 버림 받아 길거리에 있는 블란치를 동정의 마음으로 사랑하게 된 스트로브. 동정으로 시작한 사랑임에도 스트로브는 온 마음을 다해 블란치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블란치도 다정한 눈길로 스트로브를 바라보았지만 블란치는 욕구를 선택하여 스트릭랜드를 택한다. 하지만 스트로브는 오히려 자신을 버리고 간 블란치를 걱정하여 집과 돈을 내어주고, 블란치의 행복을 걱정한다.

에리히 프롬이 사랑의 기술에 대하여 저술한 것은 그만큼 사랑이 중요하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프롬은 얘기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을 ‘사랑 받는’ 문제라 생각하지만 사랑은 ‘사랑 하는’ 문제라고.

그래서 사랑 하는 스트로브와 스트릭랜드 부인이 경이롭게 느껴졌다.

사랑에도 달과 6펜스가 존재한다면 달이 사랑이고 6펜스가 현실 그 자체일 것 같다.

달은 서로를 너무나도 사랑해서 다른 가치를 포기할 수도 있는 이상

6펜스는 오직 사랑만을 위해서 다른 가치들을 포기할 수 없는 현실

하지만 이상은 그리 거창한 게 아닐 것이다.

그냥 사랑을 위해, 연인을 위해 시간을 쏟는 것. 그것조차 할 수 없다면 사랑 할 수 없는 게 아닐까

그리고 달이라는 이상적 사랑이 있다 하더라도 스트로브의 맹목적 사랑은 이상이라기 보다 정말 경이로울 뿐이다. 그만큼 사랑에는 무한한,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영원이 있는 게 아닐까?

우리가 하는 사랑이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저 밝은 달이라면

스트로브의 사랑은 미지의 빛, 달 위로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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