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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나를 마주하다
저자/역자
헤르만 헤세
출판사명
민음사
출판년도
2009-01-20
독서시작일
2022년 06월 01일
독서종료일
2022년 06월 18일

Contents

\”하지만 세상은 다른 것으로도 이루어져 있어. 그런데 그런 건 모조리 악마의 것으로 돌려버리지. 세계의 이 부분, 이 절반이 그냥 꿀떡 삼켜진 채로 하나도 언급되지 않는 거야. (생략) 하지만 난 우리가 모든걸 존중하고 거룩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해. 인위적으로 반으로 나눈 다음 공식적으로 인정한 절반만이 아니라 세계 전체를 말이야! \”

헤르만 헤세는 개신교 선교사인 아버지의 밑에서 자랐다. 예술가를 꿈꿨던 그는 신학교의 엄한 규칙을 이기지 못해 무단이탈과 방황을 반복하였고, 종국에는 시인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작가가 된 이후에도 순탄하지 못한 삶을 살았다. 평화주의자였던 그는 독일의 전쟁에 반대하는 경고문을 언론에 발표했다가 극우파에 의해 출판 제한을 받기도 하였고, 아버지의 사망, 아내와 아들의 투병으로 인해 신경쇠약이 재발하기도 했다. 이 때 그는 칼 융의 제자인 랑 박사 덕분에 신경쇠약을 극복하고 정신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이 시기에 작성한 소설이 바로 데미안이다.

책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독실한 선교사 가정의 자식인 싱클레어는 항상 마음속에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하였다. 어느 날 프란츠 크로머에 의해 어두운 세계에 빠지게 되었을 때, 데미안이 나타나 싱클레어를 도와주게 된다. 그 후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지금까지 그가 보던 세상을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때부터 싱클레어는 자신도 모르게 데미안을 끝없이 갈구하게 된다. 그 후 피스토리우스, 베아트리체, 크나우어 등 다양한 인물을 만나고, 데미안을 통해 “아브락사스”를 알게 되면서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 싱클레어는 자신의 내면에 대해 깨우쳐 가면서 종종 자신만의 여신과 데미안이 나타나는 꿈을 꾸었는데, 시간이 지나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그의 어머니와 조우하였을 때 꿈 속 여인이 데미안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과 함께 지내며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비슷한 깨달음을 얻게 되고, 전쟁을 하던 도중 폭격을 맞게 된다. 그 후 병동에서 데미안의 환상을 통해 최종적으로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이 책은 우리 사회와 개인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현재 사회가 선과 악이라고 정해둔 것들이 정말 절대적인 선과 악인지, 단순히 사회가 정해준 대로 살아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등 일반적인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질문의 돌을 던져 우리를 당황케 한다. 그래서 더욱 섣불리 읽기 어려운 책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살아온 평범함에서 벗어나라는 말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책 속의 싱클레어 역시 평범한 하나의 개인이었기에 처음에는 데미안의 존재와 그의 생각을 애써 부정한다. 하지만 점점 데미안을 통해 자신이 궁금해하던 것들에 대한 해답을 찾고, 그의 가치관을 이해하게 되면서 결국에는 데미안이란 존재를 넘어 스스로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데미안>은 독자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읽느냐에 따라 정말 어려운 책이 될 수도 있고, 오히려 고민의 해결방안을 찾아줄 책이 될 수도 있다. 만약 누군가가 이 책의 목적이나 의도를 찾기 위해 읽는다고 하면 나는 권하지 않을 것이다. 작가의 의도에 중점을 두고 읽는다면 그들에겐 그저 복잡하고 추상적인 개념에 대한 이야기만 가득한 미스터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현재 자신에게 권태를 느끼는 사람, 그리고 뚜렷한 목표 없이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의 메시지가 더욱 마음에 잘 와닿을 것이기 때문이다. 싱클레어의 방황에 데미안이 길잡이가 되어 진정한 자신을 깨닫게 해주었던 것처럼, 그들도 이 책을 길잡이 삼아 스스로의 길을 구축하며 진정한 자신의 내면과 소망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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