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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조그만 물건은 볼 수 있지만 커다란 것은 못 보는 개미와 같은 존재다.
저자/역자
조지 오웰
출판사명
민음사
출판년도
2007-03-30
독서시작일
2021년 12월 03일
독서종료일
2021년 12월 30일

Contents

1. 책에 대한 짧은 감상

읽으면서 ‘멋진 신세계’와 계속 비교하게 됐다. 만약 이 책을 읽을 일이 생긴다면 두 개 같이 읽는 것도 추천한다.

멋진 신세계는 자본주의 디스토피아라면, 1984는 공산주의 디스토피아다. 멋진 신세계를 읽을 땐 ‘나라면 사회의 진실을 직시했을때 변하려고 할까? 저 안락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을까?’를 고민했다면 1984는 그냥 희망도 꿈도 없는..선택지가 없는 삶이다. 나는 이왕 디스토피아라면 멋진 신세계에 살고 싶다.. 찾아봤는데 1984 작가는 통제되는 사회에서 시작되는 디스토피아를, 멋진 신세계 작가는 너무 많은 정보, 유흥으로 시작되는 디스토피아를 그렸다고 한다. 느낀대로 자본주의, 공산주의로 나뉘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 그리고 두 세계관 모두 우민화가 가장 중요한 통제수단이라는게 인상깊었다.

 

2. 인상깊었던 장면 또는 생각

언어를 삭제하는 것에 대해 찬미하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나는 페미니즘 덕분에 단어 하나가 인생을 바꿔주는 경험을 해보았다. 사람은 자신이 겪은 일을 정의할 단어를 가지면, 끝없이 생각할 수 있다. 누군가를 지배하기 위해선 그 사람의 언어를 통제하면 되는 것이다. 어릴 적 내가 왜 배워야 하는 지 모르겠다고 했던 것들이 결국엔 내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 가를 결정하고 있다.

 

3. 자유란 무엇인가?

: 지적자본론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자유는 본능에서 자유로운 것, 즉 이성을 따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반면 1984에서는 오히려 본능을 억제함으로써 자유를 빼았는다. 과연 어떤 것이 자유일까? 

지적자본론에서 정의한 자유에 대해 조금 첨언하자면, 기업의 직원이 자유가 필요함을 이야기하며 나온 개념이었다. 편하게 만들어져있는 매뉴얼을 따라 부품처럼 일하는 것이 아닌, 고통스럽더라도 직접 자신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 그리고 그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환경이 자유이며 이게 구성원들에게 필요하단 맥락에서 나왔다. 

처음엔 지적자본론에서 이성을 따르는 것이 자유라는 개념과 1984의 이성을 따르는 억압이라는 개념이 상충된다고 생각해서 떠올린 논제인데 생각해보니 조금 이상하다.

기업윤리 강의에서도 지적자본론과 비슷한 개념을 배웠는데, 갈수록 사람들이 직접 선택할 기회, 즉 주체성을 스스로 상실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선택을 맡김으로 인해서 주체성의 자유를 상실하는 것. 그것이 지적자본론 저자가 설명하고자 하는 자유이지 않을까.

결국에 자유는 ‘선택’의 여부다. 1984처럼 타인에 의해 침해당하든, 지적자본론에서처럼 스스로 상실하든 일단 내가 선택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가 자유를 구분짓는다.

 

4. 책을 읽으며 현실과 겹쳐보인 부분이 있다면?

사상경찰, 상호감시가 살벌한 분위기를 보며 북한이 계속 생각났다. 1948년에 상상한 디스토피아가 2021년에 존재하고 있단 사실이 맘을 착잡하게 했다. 2020년엔 자동차가 날아다닐 거라고 예상한 우리의 상상이 틀린 것과 달리 조지오웰의 상상은 실현되었다.

그리고 1984는, 내가 살아가는 사회다. 옆에 있는 북한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모습이기도 하다. 우린 같은 사건이 일어나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는 사회에서 산다. 좌파와 우파로 나뉘고, 남자와 여자로 나뉘며, 지역으로 나뉜다. 쉴새없는 이중사고 속에서 무언가를 진실로 믿고 살아가며 반대는 증오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걸 이용하는 권력자들. 우리는 어떤 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

읽으면서 코로나 시대가 생각났다. 비교적 아시아에서는 반발이 적은 편이지만, 서양국가에서는 시위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처음엔 마스크를 쓰는 것에서 시작해 이젠 백신패스까지 왔다. 자유가 침해되고, 사생활이 통제되어도 감염병때문에 어쩔 수 없다 생각하며 넘겼지만, 어디까지 넘어갈지 알 수 없다. 좀 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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