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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기 위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
저자/역자
기시미 이치로
출판사명
인플루엔셜
출판년도
2014-11-17
독서시작일
2021년 12월 01일
독서종료일
2021년 12월 17일

Contents

 

알프레드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세계 3대 심리학자의 한 분으로, 심리학 학설 목적론을 제시한 심리학자이다. 이 책은 알프레드 아들러의 이론에 대해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 형태로 내용이 이어진다.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철학자와 열등감 많은 청년이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 형식은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어 쉽고 흥미로웠으며 생동감이 느껴진다. 책은 첫 번째 밤 ‘트라우마를 부정하라’에서 시작하여, 두 번째 밤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세 번째 밤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네 번째 밤 ‘세계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다섯 번째 밤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간다’의 순서로 진행되며,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는 끝으로 갈수록 점점 고조된다.

 

이 책은 ‘트라우마를 부정하라’라는 말로 시작된다. 트라우마란 예전의 충격적인 기억 때문에 현재의 삶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철학자는 이건 사실 그 사람이 그 기억에 대한 의미 부여를 그렇게 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들러는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가 성공이나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은둔형 외톨이의 경우, 어린 시절 부모에게 학대받은 경험 때문에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을 이용해 불안이나 공포를 지어내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렇듯 아들러는 과거의 특정한 사건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할 수 없고 우리는 목적을 위해 행동을 달리할 수 있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처음 ‘트라우마를 부정하라’라는 글을 봤을 때 이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글을 읽으며, 어떠한 일에 실패하거나 부정적으로 얽매이는 것은 트라우마 때문이라기 보다, 그 일을 하기 싫기 때문에 스스로 과거 특정 사건에 감정을 넣어 이유를 만들어 내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인간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스스로 행복이 아닌 불행을 선택하고,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도 트라우마가 있었고, 그 트라우마가 내 삶에서 꽤 많은 것을 좌지우지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난 과거, 트라우마를 핑계 삼아 현재의 나를 합리화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면, 내가 트라우마를 극복한 것은 내 선택이 어떠한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책의 내용이 많이 공감되었다. 과거 타인의 탓이나 영향은 현재의 나에게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으며, 나의 행복과 불행 또한 내가 선택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이 반 정도 차있는 걸 보고 A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B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라고 생각한다. 타고난 것을 탓하지 말고, 바꿀 수 없는 것에 주목하지 말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주목한다면 사람들은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의 철학자는 ‘나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구분하라’라고 말한다. 나의 과제는 공동체 속에서 타인을 믿고 용기를 부여하는 것까지이고, 나에 대한 타인의 시선은 타인의 과제이지 내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타인의 인정을 얻으려는 인정욕구를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가 아무리 타인에게 잘 보이려고 애써도 나를 미워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고, 이는 각자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고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타인이 나를 볼 때, 그는 나의 일부의 모습만 볼 수밖에 없고 그 누구도 나를 나만큼 오래 들여다보지 않기 때문에 타인의 기대를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이 책의 철학자의 말처럼 타인의 기대에 충족시키기 위해 살지 말라는 것에 일부 동의한다. 타인의 비교기준에 맞춰 살다 보면 열등감이 생기고 이는 자기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은 사회적 동물로, 타인의 시선에서 완벽히 벗어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은 무의식중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타인에게 얽매이면서 얽매이지 않는, 스스로의 중심을 잘 잡으며 세상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주에 나 홀로 남은 것이 아닌 이상 우리는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인간관계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즉 ‘미움받을 용기’를 가져야만 비로소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어쩌면, 자유도 행복도 모두 용기의 문제일 뿐 환경이나 능력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미움받을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사람들이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산다면 인간관계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미움받을 용기>는 신선하고 통쾌한 답변을 준 책이다. 다른 여러 심리학 서적들은 어렵고 이해와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이 존재했다. 이 책은 학생과 철학자의 대화를 통해, 학생이 독자들이 궁금해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점을 철학자에게 반박을 하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철학자가 반박에 대응하는 이야기 전개를 통해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많이 느끼는 어려움에 대해 속 시원하게 답을 내려주어, 나의 궁금증 또한 그 과정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사람은 끊임없이 관계를 하며 살아가고, 그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생긴다. 이 책을 읽으며 관계와 나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자양분을 얻을 수 있었다. 자존감과 인간관계에 대해 어려움을 갖고 있거나 고민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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