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s

>>
Book Reviews
>
인간실격
저자/역자
다자이 오사무
출판사명
민음사
출판년도
2012-04-10
독서시작일
2021년 07월 09일
독서종료일
2021년 07월 19일

Contents

부끄러움이 많은 생애를 살아왔습니다. 저로서는 인간의 생활이라는 것이 짐작도 되지 않습니다.

\’오바 요조\’의 인생을 담은 책

책은 소설가인 \’나\’가 요조의 사진을 보며 시작된다. 그의 사진은 마치 앉아서 죽어버린, 기괴한 느낌을 주는 사진이었다. 나는 요조의 수기를 받게되고, 그렇게 요조의 인생을 액자식 구성으로 보여준다.


요조는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들을 무서워했다. 그들의 앞과 뒤가 다른 가식적인 모습을 무서워했으며, 그렇기에 본연의 자신을 나타내기보다, 광대의 모습으로 그들의 앞에 나섰다. 그들은 요조의 그러한 광대와 같은 모습을 좋아했다. 

그러나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나를 싫어하게되는 사람은 존재한다. 요조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웠다. 앞 뒤가 다른 다른 사람들의 가식적인 모습을 두려워했지만, 자신 역시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해 가식적인 모습으로 살아갔다. 그리고 그러한 가식적인 사람들을 두려워했으며, 가식적인 자신의 모습 역시 역겨워했다.

그런데 뭐 어때. 어차피 누군가는 싫어할거라면, 본래대로 사는게 문제가 있을까. 애초에 남을 무서워 할 이유가 있을까. 아니 애초에 무서워하는 게 맞나? 이제는 뭐가 뭔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그러한 삶의 방식은 굳어진다는 것이다. 언젠가 언니가 내게 그렇게 행동하다보면 그것이 내가 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말 그대로인 것 같다. 모든 모습이 모든 사람의 그 속에 있는 모습이라는 것이지. 그러니까, 진짜 내 모습은 무엇일까 라는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말고, 살고싶은 모습으로 살면 되는거다. 위선도 선이다 라는 말이 있으니까. 그러나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요조는 그 속에서 가식스러운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하고 고민했던 것 아닐까. 인간이라는 것에 대하여 많이 고민하고, 많이 실망했던 것 같다.

애당초 저는 세상 사람들이 사랑의 능력을 갖고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사랑의 능력은 뭘까? 다자이 오사무에게 사랑이라는 건 뭐였을까. 사랑의 능력이라, 나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는 사랑이라는 것에 커다란 기대를 가졌던 것은 아닐까. 사랑은 뭘까. 그의 기대가 너무 컸거나 또는 그는 사람 사이의 신뢰를 쌓지 못했던 던 것 같다. 그건 사람을 믿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그의 성격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알고있는 요조는 순수한 사람이었어.

요조는 곧 다자이 오사무. 자기 자신을 순수한 사람이라고 여겼고, 세상의 풍파를 겪은 자신에 대한 연민이 느껴지는 글이다. 아니, 자기를 의심하는 글이기도 하겠지. \’만약 그 글이 모두 사실이라면, 요조는 순수한 사람이었어.\’라는 문장이었으니까. 부끄러움이 많은 생애를 살아왔다고 말한 것. 그것에서 비롯된 글인 것 같다.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았는 지 나는 알 수가 없다. 그의 말대로, 오로지 요조의 수기대로 살았다면, 그는 순수한 사람이었겠지.

아주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향한 불안을 느끼곤 한다. 사람의 마음 속은 알 수가 없기에, 별로 안좋아한다. 마음에도 없는 말 웃으면서 내뱉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 요조가 그랬듯, 위선은 역겨우면서도 자신 역시 그렇게 행동한다. 그런 것은 결국 사람인 것 아닐까. 생각처럼 바른 것은 세상에 없다.

요조는 인정하지 못했던걸까. 세상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아니면, 인정했고 그 더러운 세상을 괴물이라고 표현 할 만큼 무서웠던걸까. 요조는 자신을 괴물이라고 여겼으며 동시에 자신을 순수한 사람이라고 여겼다. 자기혐오와 자기연민이 굉장히 심한 사람이었구나. 어쩔 수 없는 것에 똑같이 가식적인 사람으로 살아갔으면 어땠을까. 아니, 이미 요조는 그러한 방법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했었지. 자살방조죄로 잡혀가 퇴학 당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미술이 아니라 좀 더 실용적인 학문에 관심을 두었다면 어땠을까. 그러니까, 좀 더 격렬하게 현실에 순응했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원하는대로 사는 거 사실 불가능한 걸. 머릿속에서나 할 수 있는거잖아.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생각하는데, 철학적인 고민은 결국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산다면 그게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방법이 아닐까.

 


그냥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자기 자신을, 요조를 아주 특별한 사람인 것 처럼 작성했구나. 데미안을 읽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싱클레어가, 자신은 이미 아주 어릴 적부터 다른 이들보다 먼저 세상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고 이해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요조는, 부잣집에서 태어나 배가 고프다는 것을 느껴보지 못했고, 다함께 식탁에 모여 밥을 먹는 행위 자체가, 밥을 먹는 시간 자체가 역겨웠다고 말했다. 뭐, 그러고보면 그들은 모두 특별했구나. 그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사람을 무서워하고, 의심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받기 싫어하는 사람이다. 어쩌면 가장 이기적인 사람은, 가장 자신을 지키고 싶어하는, 가장 겁 많은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Full men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