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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그리고 변심
저자/역자
프란츠 카프카
출판사명
문학동네
출판년도
2011-10-07
독서시작일
2021년 04월 01일
독서종료일
2021년 04월 30일

Contents

변신, 그리고 변심

국제무역학과 1916281 임승민

프란츠 카프카의 실제 생애를 모티브로 쓰인 소설 <변신>은 1916년 출판되어, 100년이 넘었지만, 아직 우리에게 깊은 울림과 생각할 내용을 제시합니다. 이는 100년 전과 현재 자본주의 사회가 다르지 않다는 특징에서 기인되는데, 이러한 특성으로 현대 사회에 사는 우리 역시 쉽게 소설에 공감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특이점으로는 다양한 관점으로 작품을 해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문제점인 인간 소외 현상, 가족의 정체성에 대한 고찰, 그리고 실존주의의 관점에서 바라본 소설 속 가족들.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겠지만, 이 관점들로 소설을 해석해보겠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인 그레고르 잠자는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또 아버지가 사업으로 진 빚을 상환하기 위해 영업사원으로서 회사에서 근무합니다. 하지만 그레고르는 인간적으로 사장을 증오하였고, 자신의 일 역시 적성에 맞지 않아 고통받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그레고르는 자본주의 현실에서 소외를 느낀다고 볼 수 있는데, 독일의 경제학자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인간 본성으로부터 소외를 느낀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인간 본성의 욕구 중에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존재하는데, 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동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레고르는 이를 박탈당한 것이죠.

그레고르가 벌어온 돈으로 생계를 유지했던 가족은, 그레고르에게 고마움을 느끼지만, 긴 세월이 지나며 오히려 이를 당연시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날 그레고르는 하룻밤 사이 벌레로 변신하여 노동력과 인간으로서의 외형을 잃게 됩니다. 처음에 가족들은 그레고르에게 밥을 챙겨주고, 방 청소도 열심히 해주는 호의를 보냅니다. 하지만 생활이 점점 궁핍해지고, 가족들 모두 생계를 위해 일을 시작하면서 그레고르에 대한 태도는 달라집니다. 더 이상 여동생은 그레고르에게 예전만큼의 관심을 쏟지 않고, 심지어 아버지는 사과를 무차별적으로 던지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부분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가족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돈이라는 물질적 가치에 타락하여 얼마 전까지 집안의 가장, 아들, 오빠였었던 그레고르를 배척하는 모습을 통해서 말이죠.

마지막으로, 카프카의 대표적 사상인 실존주의 역시 이 소설을 통해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선 실존주의의 개념을 대표적인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인간의 실존은 본질보다 앞선다’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소설에 적용해보면 그레고르는 돈을 벌 수 있는 경제력을 지닌 주체가 아닌, 가족 구성원이자, 인간 그 자체로 평가받아야 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신했다고 하더라도, 그는 여전히 사람의 이성을 가졌고 벌레로 완전히 변신한 것은 아니니까요.

앞서 여러 관점에서 살펴본 것처럼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은 당시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우리에게 경고를 합니다. 그레고르가 경제력을 잃고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벌레로 묘사된 것처럼, 그리고 그의 가족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들 역시 누군가에게 벌레, 혹은 소외를 방관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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