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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광기
저자/역자
김사과
출판사명
알마
출판년도
2020-11-05
독서시작일
2021년 05월 03일
독서종료일
2021년 05월 03일

Contents

최근에 나오고 있는 한국 문학, 흔히 겉절이 문학이라고 부르는 것들 중에서 자주 보이는 이름이 있다. \”김사과\”. 뭐 당연히 본명은 아니겠지. 아무튼 이런 독득한 필명만큼이나 그녀의 필체 또한 매우 독특하고 그녀가 자꾸 언급이 되는 이유일 것이다.

누군가는 그녀의 글을 보고 \”광적이다.\” 라고 칭송하는 반면에 또 다른 이들은 \”가짜 광기다.\” 라고 비아냥거린다. 실제로 여러 곳에서 그녀의 책 <바깥은 불타는 늪 / 정신병원에 갇힘>의 논란이 되는 페이지를 봤고 나도 이 페이지에서 신선하다면 신선할 수 있다는 충격을 받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힙스터다. 무언가 독특한 것을 좋아하고 남들이 잘 모르는 것을 좋아하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접했는데, 모르겠다. 그냥 읽는 내내 덮을까 말까 고민을 했고 시간이 아까웠다. 그래도 나름 재밌었다. 하지만 내용이 자체가 재밌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책을 보고 있으면 그저 웃기다. 하지만 이것은 작가가 원하는 것은 아니겠지. 정말로 말 그대로 \”가짜 광기\”이다. 우리는 누군가 정말 미친 사람을 본다면 공포를 느끼거나 경외심을 가진다. 하지만 가짜 광기를 마주하면 그 광기는 조롱거리가 되기 마련이다. 딱 이 모양이다.

그녀의 뉴욕 경험기는 광기로 얼룩져있다. 물론 뉴욕이 광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뉴욕을 보고 있는 화자의 눈동자가 광기에 얼룩져있다. 이 광기는 미국을 재단한다. 하지만 자신의 글에서만 가능하고 본인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그녀에게 세상은 불타는 늪이고 그녀가 있는 곳은 정신병원이었겠지.

뭐 그렇다고 작가와 이 책이 별로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래도 책에는 작가 나름만의 철학이 있는 듯하다. 소비와 소유로 가득 찬 디스토피아적 현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흐릿해진 세상, 감정과 이성이 혼재되어 규칙 없이 널브러진 세상. 작가는 본인이 있던 미국을 비판하고 나아가 지금의 세상을 비판했다.

그래도 모르겠다. 자세를 고쳐 앉아도 책을 읽는 내내 뭔가 불편했다. 차라리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이었으면 이 가짜 광기가 진짜로 느껴졌을까? 너무 고민이다. 이 작가의 또 다른 소설을 다시 읽을지, 아니면 똑같이 시간 낭비를 하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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