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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거울
저자/역자
메리 W 셸리
출판사명
인디북
출판년도
2009-08-25
독서시작일
2021년 11월 01일
독서종료일
2021년 11월 01일

Contents

『프랑켄슈타인』의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자의 꿈을 안고 고향인 제네바를 떠나 도시의 대학에 들어가 과학을 배운다. 그는 자신이 인류에 큰 획을 그을 능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욕심, 신에 대적하여 새 생명을 창조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비극을 맞았다. 지도교수와 대화하고 돌아가던 거센 비가 내리치고 천둥 번개가 치던 어느 밤, 번개를 본 빅터는 강력한 전기인 번개를 이용해 죽은 생명을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친다. 빅터는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고자 오랜 시간을 연구해왔고, 그 과정에서 죽은 사람을 살리고 싶은 마음을 넘어 새 생명을 창조하려는 욕망이 피어났다. 오랜 실험 끝에 마침내 그는 새 생명을 창조하였지만, 그의 창조물을 보고 ‘괴물’처럼 흉측한 모습에 겁을 먹고 창조물을 실험실에 그대로 버려둔 채 도망쳐버렸다. 아버지격인 빅터에게 버림받은 괴물은 후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외면 받고, 베푼 선의에도 혐오 가득한 대우만 돌아올 뿐이었다. 깊은 외로움과 고통만 겪은 괴물은 증오로 가득차서 자신의 창조주인 빅터에게 복수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괴물은 빅터의 동생을 죽이고 동생의 보모까지 죽게 만들었다. 빅터를 찾아간 괴물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자신과 비슷한 여자 괴물을 만들어 주면 같이 영원히 떠나서 조용히 살겠다고 제안하고, 빅터는 수락한다. 그러나 이 일이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미래가 두려워진 빅터는 실험을 그만두고, 분노한 괴물은 친구, 연인까지 전부 죽였다. 괴물의 손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전부 잃은 빅터는 괴물을 죽이기 위해 북극까지 괴물을 쫒아갔으나 끝내 죽이지 못한 채 결국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이 책은 어느 누구의 시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분노의 방향은 다를 수 있으나 다만 같은 것은 누구에게 이입하건 모두 비극이라는 것이다. 우리 중에 누군가는 빅터에 이입해서 그의 행동이 사람들을 해칠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으므로 정당화 하고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그를 불쌍히 여기고 빅터의 비극이라 말 할 것이다. 다른 누군가는 괴물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를 불쌍히 여겨 끝까지 혼자 남게 된 괴물의 비극이라 말 할 것이다. 어떤 쪽이든 두 쪽 모두 욕심이 불러온 비극을 말해준다. 이 이야기는 자신의 행동이 불러올 후일은 고려하지 않고 목표만을 생각하여 실행한 무모한 행동의 결과와 다른 이를 외모만으로 판단하고, 자신과 다르다고 쉽게 내뱉는 말과 상처 주는 행동들이 개인을 넘어 사회에 어떤 끔찍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준다. 또한 책의 마지막에서 괴물이 ‘복수를 했으나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자신’이라는 말을 통해 잘못된 방향으로 향한 분노와 복수는 그 어떠한 것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것, 복수는 결국 자신을 깎아먹고 자신의 살과 심장을 불태워 이루는 것이라는 점을 괴물을 통해 시사한다. 작품 『프랑켄슈타인』은 우리의 거울이다. 지금 우리 사회와 다르지 않고, 우리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아무렇지 않게 남을 품평하고 지적하며 차별하는 사람들과,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남을 짓밟고서라도 올라가려는 사람들과, 불행한 유년시절, 고통스러운 과거를 이유로 타인을 살해하고 성폭행하고 사기를 치는 등의 해를 가하는 범죄자들을 우리는 지금껏 많이 봐 왔다. 이처럼 비극의 씨앗과 열매는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 비극은 멀리 있지 않다. 비극은 우리의 가장 가까이에, 우리 곁에 항상 머물러있다. 아주 조용하고 뿌리 깊게. 우리의 삶을 비극으로 만들어 갈 것인지, 희극으로 만들 것인지는 자신과 주위 사람들의 혀와 손가락으로 결정할 수 있다. 아무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우리 주위의 ‘괴물’, ‘창조물’들에게 따뜻하게 이름을 불러준다면 더 나은 사회가, 더 따뜻한 삶들이 펼쳐지는 희극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은 우리에게 복수는 죄악일까, 욕심의 한계는 어디까지인 것인가, 성악설이 맞는지 성선설이 맞는 이론인지, 삶이란 무엇이고, 생명이란 무엇이며,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인가를 고뇌하게 만든다. 우리의 삶에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고 옳고 그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기에 한 번쯤 읽어보기를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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