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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사회
Book name
저자/역자
Han, Byung-Chul
출판사명
문학과지성사 2012
출판년도
2012
독서시작일
2018년 08월 08일
독서종료일
2018년 08월 08일

Contents

지금이야 제4차 산업혁명 경제민주화 같은 단어들이 경제적 화두로 떠오르지만 예전에는 신자유주의라는 표현이 화두로 부상한 적이 있다. (피로사회도 한창 신자유주의가 다루어질 때 나온 책이다.) 신자유주의의 중점요소중 하나는 인적자본으로 그 중에서도 능력을 최상으로 삼는다.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투자하고 관리하는 ‘기업형 인물’이 되어야 하며, 이를 반영하듯 성공에대한 이야기가 담긴 자기계발서와 분 단위, 시간 단위로 시간을 쪼개서 활용하게 해주는 프랭클린 플래너와 같은 것들도 사회적 분위기에 맞추어 인기를 끌었었다.

 

그러나 사회가 보장하는 영역은 축소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루어지는 결과들이 개인의 행위에 귀결되기 시작하면서, 실패에 대한 책임은 국가도 기업도 아닌 오롯이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가게 된다.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중되는 사회, 경쟁에서 뒤처지면 뒤쳐진 것 그 이상의 대가를 치르게 되는 사회가 되어가면서 죽도록 뛰어도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만 맴도는 붉은 여왕의 세계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상당한 정도의 노력과 의지가 과정에 투영되더라도 성과가 나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계속해서 자기를 옥죄는 자기착취에 들어가게 된다. 착취자이면서 동시에 피착취자가 되는 역설적 상황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자기계발의 가능성은 이내 무력함으로 변질되어지고 자기착취는 자신을 갉아먹는 병이자 자신을 태우는burn out 불꽃으로 변화한다. 이에 저자는 하지 않을 수 있는 부정적인 힘에 초점을 맞추고 깊은 심심함을 통한 사색을 언급하지만 사실을 무시한다고 해서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듯이 눈앞에 닥친 현실적인 고민 앞에서 이런 말은 대안이 되지 못한다.

 

“전환시대의 논리”를 끼고 운동을 하던 시대는 이제 9급 공무원 교재를 끼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시대로 바뀌었다. 인간임에도 인간처럼 살기 위해서 기회보다는 안정을 택하고 매 시험마다 수십만의 사람들이 100분에 100문제를 풀어야하는 시험에 매달린다. 이마저도 넓은 범위에 비해 적은 출제 문제는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생각할 여유를 만들어주지 않는다. 단순히 외우고 암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언가를 생각하고 이견을 제시하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사치로 전락한다.

 

자신을 지탱하는 또는 지탱해 줄 사회적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여유는 객기가 된다. 살아남기 위해 몰두하는 곳에서 타인은 부수적인 존재로 바뀌고 공동체는 무너지고 만다.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감의 시대’가 된 현재, 우리가 마주할 미래는 어떤 모습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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