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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저자/역자
정인희
출판사명
원더박스
출판년도
2017-11-15
독서시작일
2022년 04월 04일
독서종료일
2022년 04월 04일

서평내용

나는 어린 시절 꿈이 참 많았다. 피아니스트, 변호사, 과학자 등 대부분의 직업이 나의 장래 희망이었다. 그런데 그 중에 없는 직업 중 하나가 바로 간호사였다. 어린 시절의 나는 ‘간호사를 왜 해? 의사 뒤치다꺼리나 하는 3D 직업 아니야?’ 이런 생각을 하고는 했다. 조금 더 자란 고등학생 시절에 국어를 잘하던 나는 국어교육과를 가고 싶었으나 아버지의 반대로 경제학과에 가게 되었다. 그렇게 원치 않던 학교에 원치 않던 학과를 간 후에는 긴 방황이 이어졌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늘 유학을 가는 것이 꿈이었는데, 집안 사정이 그 정도로 넉넉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한국에서 학사를 취득하고 최대한 빨리 해외로 취직을 할 수 있고, 영주권을 받기 쉬운 직업이 무엇이 있을지 찾아보았다.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길은 간호사였다. 간호학과로 전과는 불가능했기에 다시 수능을 준비했다. 그렇게 23살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신입생이 되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대단한 포부나 소명 의식을 가지고 간호학과에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나와 처지가 비슷한 간호사가 한 명 정도는 있지 않을까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보았다. 내가 고른 책은 정인희 작가의 ‘간호사를 부탁해’ 라는 책이다. 저자는 한림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 후 한림대 춘천 성심병원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모두 춘천에서 졸업한 나는 바로 호기심이 생겼다. 저자는 3년 간 한국에서 간호사로 근무한 후에 호주로 이직을 해서 아직까지 간호사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해외 취업을 꿈꾸던 나의 롤모델인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단숨에 이 책을 선정하게 되었다.

막연히 해외 취업을 위해 간호학과에 진학하게 된 나는 어떤 부서의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저자는 첫 병원 입사부터 지금까지 계속 수술실 간호사로 근무했다. 나는 태어나서 수술을 딱 한 번 받아봐서 그런지 간호사라 하면 병동을 돌아다니거나 데스크에 앉아있는 간호사만 떠올리게 된다. 새삼 수술실 간호사는 환자나 보호자와의 접촉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저자 역시 이와 같은 부분을 수술실 간호사의 장점 중 하나라고 소개하였다. 아무래도 환자 혹은 보호자와 상대할 일이 적으니, 그들과 갈등이 생길 일도 적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녀가 소개한 수술실 간호사의 다른 장점은 바로 업무가 ‘Shortterm tasks’ 라는 것이었다. 수술실 간호사는 병동 간호사와 같이 똑같은 환자를 며칠 혹은 몇 달 동안 돌보지 않는다. 수술 시간은 10분에서 9시간까지 다양하지만 어찌 되었든 수술이 끝나면 같은 환자를 다시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렇듯 늘 새로운 환자 즉 new set up이기 때문에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고 기술을 발전시킬 기회가 많다고 한다. 반복되는 일에 금방 싫증을 느끼는 나로서는 꽤나 매력적인 장점이다. 또다른 장점은 업무에 대한 피드백이 빠른 것이다. 간호사 본인이 원한다면 케이스마다 서전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성과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간호사로서 수술을 성공하는 경험을 매일, 나아가 케이스마다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존감과 성취감이 고양된다고 한다. 저자가 소개한 이러한 장점들은 모두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한국에서 3년간 간호사를 한 후 호주로 이직했는데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당한 일화들 역시 책에 소개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럴 때마다 참지 않고, 논리적으로 상대방에게 반박하고 윗선에 보고하며 사건을 해결해 나갔다. 그렇게 몇 차례 대응을 한 후에는, 더 이상 부당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나 역시 호주와 같은 영미권 국가 소재의 병원에 취직을 하는 것이 목표이다. 물론 그곳에서 나는 소수 인종이고, 나의 영어는 원어민처럼 유창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저자와 같은 경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부당한 일을 당할 때 겁을 먹고 가만히 있는다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저자의 글을 읽고 나 역시 훗날 해외에서 근무하게 된다면, 부당한 일을 참지 않아도 된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고, 그녀를 본받아 나도 최대한 공격에 대응하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다.

책을 시작하기 전 프롤로그에서부터 저자는 자신이 대단한 사명감을 가지고 간호사가 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학창 시절 가장 덜 귀찮은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진학이나 취업에 유리할 것 같은 직업이 간호사였다고 한다. 그렇게 간호사가 된 지금은 그때 없던 사명감이 생겼다고 한다. 특히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제 데이1 간호사이건만 환자를 위해 평생 헌신한 나이팅게일과 동일한 수준의 사고와 행동은 물론 사명감을 바란다. 좋은 간호사는 국가고시를 통과했다고, 면허증을 받았다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면허를 받은 그날부터, 간호사 면허를 받고 어딘가에서 간호사 일을 시작하는 그날부터 퇴직하는 그날까지 차곡차곡 조금씩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라는 구절이 특히 인상 깊었다. 나는 20대 초반에 다양한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해보았다. 다양한 일들을 해보면서 느낀 것은 무슨 일이 되었든 내가 그 일을 잘한다면 일이 재밌어지고, 없던 책임감이 생기고,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비록 나 역시 취직을 위해 간호사를 택했지만 내가 간호사로서 열심히 일하고, 적성에 맞는 부서에서 일한다면 저자와 같이 좋은 간호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다.

이번 과제를 위해 부산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다가 우연히 나와 비슷한 처지의 간호사를 책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매우 소중하고 유익한 경험이었다. 늦은 나이에 간호학과를 오겠다고 결정했을 때부터 늘 나의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일까 수없이 갈등했는데, 이 책을 통해 내가 나아갈 길에 대해 조금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나도 저자와 같은 간호사가 되기 위해 4년간 열심히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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