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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마음만을 담아 너에게
저자/역자
도종환
출판사명
북카라반
출판년도
2019-01-14
독서시작일
2021년 12월 24일
독서종료일
2021년 12월 29일

서평내용

아주 오랜만에 시를 읽었다. 감성이 고프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그저 지나치는 것들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시에는 신기한 힘이 있다. 매일 보고 지나쳤던 무언가에 새로움을 부여하고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힘 말이다. 이 책은 도종환, 나태주, 정호승, 윤동주, 김수영 시인의 시들이 모여있는 책이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시부터 처음 보는 시까지 다양한 시들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풀꽃, 멀리선 빈다, 너에게, 서시, 풀과 같이 마음 따뜻해지고 또 마음 저린 시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은은함에 대하여\\\\\\\’ 라는 시를 꼭 소개하고 싶다.

은은함에 대하여_ 도종환

은은하다는 말 속에는 아련한 향기가 스미어 있다

은은하다는 말 속에는 살구꽃 위에 내린

맑고 환한 빛이 들어있다

강물도 저녁햇살을 안고 천천히 내려갈 땐

은은하게 몸을 움직인다

달빛도 벌레를 재워주는 나뭇잎 위를 건너갈 땐

은은한 걸음으로 간다

은은한 것들 아래서는 짐승도 순한 얼굴로 돌아온다

봄에 피는 꽃들 중에는 은은한 꽃들이 많다

은은함이 강물이 되어 흘러가는 꽃길을 따라

우리의 남은 생도 그런 빛깔로 흘러갈 수 있다면

사랑하는 이의 손 잡고 은은하게 물들어갈 수 있다면

문득, 나도 이런 은은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를 소리내 읽으며 은은함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는데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정도와 타인의 의견을 잘 듣는 능력이 비슷해야  하듯이 은은함은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상태를 뜻하는 것만 같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돌아보게 하는 시들이 참 많았다. 단어 하나하나에, 행간 하나하나에 그 뜻이 숨어있는 또는 스스로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의 시간을 만들어 주는 시는 그래서 만인의 안식처인가 보다.

지금 내 상황이 힘에 부칠 때, 마음을 다쳤을 때,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을 때, 감성이 매말랐을 때, 지루할 때 그 밖의 많은 상황에서 시는 우리에게 힘이 되어준다. 가르치려 들지 않으며 아주 찬찬히 상대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2021년과 작별하는 저녁, 마음이 싱숭생숭한 오늘 밤, 시 한 편 읽으며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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